日수출규제 100일 "아직 직접피해 없다" VS "곧 나타날 것"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세종=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조치 100일을 기점으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강화 위원회'를 출범하고 첫 회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공급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지만 아직 생산피해 등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장기화하고 있는 일본수출 규제에 대한 정부의 인식이 "너무 안이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12일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는 아직 직접적인 피해는 없다고 했는데 재고로 버티고 있기 때문에 이제 곧 나타날 것"이라며 "재고가 떨어지면 생산에 차질이 생기고 이는 결국 올 12월 수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전일 정부는 첫 소부장 경쟁력위원회를 열고 그동안의 일본 수출규제 대응 성과와 향후 계획을 논의했다. 위원회 위원들은 위원들은 수출규제품목의 신속한 다변화, 자체기술 확보, 대ㆍ중소기업을 포함한 수요기업과 공급기업간 긴밀한 협력 가시화 등 소재ㆍ부품ㆍ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이 본 궤도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현재까지 직접적 피해는 없으나,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심사 우대국) 배제 등 공급망 관련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기업과 국민을 안심시키는 것은 좋은데 '피해가 없다, 잘 버텼다'라고 평가하는 것은 너무 안이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미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한 일본이 순차적으로 품목을 바꿔 수출통제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신 교수는 다음 수출통제 대상으로 석유화학 원료 등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다만 아직 발생하지 않은 피해를 걱정해 우려를 키우는 것을 경계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국내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R&D) 관련 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일본 수출규제의 가장 큰 악영향은 불확실성의 확대인데 '혹시 드러나지 않는 피해가 있는 것 아닌가'라는 걱정도 포함된다"며 "잠재적인 피해를 확대 해석해 과도한 우려를 하게되는 것 자체가 관련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 지금은 소부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민관이 힘을 모아야할 시기인데 과도한 우려는 이 같은 대응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반도체 연구위원은 일본의 수출규제를 소부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기회로 활용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김 위원은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소재와 장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는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안정적인 생산을 위해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국산화율을 높여야 한다는 것에 대한 인식이 더욱 강화됐다"며 "이를 통해 반도체 완제품 생산뿐만 아니라 생태계 전반을 강화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부장 경쟁력위원회 민간위원이 연구기관에 편중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상봉 교수는 "일본 수출규제의 1차적인 직접 피해는 대기업이 아니라 중소기업"이라며 "민간위원에 소부장 관련 중소기업 대표, 특히 삼성이나 SK의 1차 벤더 기업의 사장님을 포함시켜야 현장의 목소리를 바로 들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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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경쟁력위원회 민간위원은 장지성 산업연구원장, 김창균 화학연구원원 대행, 박천홍 기계연구원장, 김영주 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권용원 금융투자협회 회장, 황철주 대중소상생협의회장, 강진아 서울대 교수, 최정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 강기석 서울대공학컨설팅 센터장, 최성율 카이스트(KAIST) 소재부품장비기술자문단장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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