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취임 후 국정비전 담은 대국민 연설, 내각 발표 눈길
'유럽회의론자' EU와 마찰 확대…美 의존도 높아질 듯

"폭탄화법·논란 즐기는 별종" 트럼프 빼닮은 英차기 총리, 오늘 취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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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금발의 더벅머리, 폭탄식 화법. 그리고 논란과 관심을 즐기는 괴짜.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정국을 이끌게 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내정자(55)는 '영국의 트럼프(British Trump)'로 불린다. 정치적 파장을 고려하지 않고 폭탄처럼 던지는 수사법이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닮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존슨 내각 출범은 또 다른 스트롱맨, 우파 포퓰리즘 지도자의 등장인 셈이다.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존슨 내정자는 24일(현지시간) 런던 버킹엄궁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알현하고 제77대 영국 총리로 공식 취임한다. 관례에 따라 여왕이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느냐"라고 물으면, 존슨 내정자는 "그렇다"라고 답한다. 이후 여왕이 "당신에게 의회의 신임이 있다"고 말함으로써 임명은 마무리 된다.

약 1년 전 테리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전략에 반발해 외무부 장관직을 사퇴했던 그는 전날 집권 보수당의 당대표 경선에서 승리하면서 다우닝가 총리관저에 입성하게 됐다. 사상 첫 언론인 출신 총리인 존슨 내정자는 이날 국정비전을 담은 대국민 취임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빠르면 내각 발표도 함께 이뤄진다.


주요 외신들은 세계 5위 경제국인 영국을 이끌게 된 존슨 내정자와 트럼프 대통령의 유사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먼저 시그니처로 꼽히는 금발의 헤어스타일이 대표적이다. 각각 기업인, 언론인 출신 정치인으로 공직 경험이 역대 지도자 대비 부족하다는 평가도 받는다. 평소 이민자 등 소수계층에 대한 혐오발언을 서슴지 않았고, 연일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대표적인 우파 포퓰리스트, 강경파기도 하다.

CNN은 좌충우돌식 수사법과 정치적 정확성에 대한 혐오도 이들의 공통점이라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비판,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접근 방식을 노골적으로 비꼬아 왔던 과거 행보 역시 이들 사이의 연대감을 더해주는 측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보리스 존슨을 좋아한다. 항상 그랬다"며 "그는 다른 타입의 사람이고, 나도 다른 타입의 사람이라고 하더라. 아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장 존슨 내정자를 백악관에 초청할 태세라고 덧붙였다. 존슨 내정자 역시 공공연하게 트럼프 대통령을 칭찬하는가하면 최근 인종차별 논란에도 끝까지 비판발언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폭탄화법·논란 즐기는 별종" 트럼프 빼닮은 英차기 총리, 오늘 취임(종합) 원본보기 아이콘

새로 출범하는 존슨 내각의 행보도 이 같은 기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한층 높아지는 반면, EU와의 마찰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존슨 내정자는 과거 브뤼셀 특파원, 칼럼니스트로 활동할 당시 EU 체제를 비판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이러한 성향은 2001년 정계 진입 후 런던시장, 외무부 장관을 역임할 때도 재확인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미 외교정책의 방향은 정해졌다"며 "유럽과는 손을 놓고, 유럽 내에서 미국을 대변하려 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특히 이 신문은 존슨 내정자가 과거 EU를 나치에 비유했던 사실을 언급하면서 EU 정상들과는 이미 틈이 벌어졌다고 평가했다. 오는 10월 말 브렉시트 이행을 위해 노딜(No Deal)도 불사하겠다는 그의 강경전략이 어디까지 확산될지도 불투명하다.


같은 날 미 진보언론 카운터펀치는 '보리스 존슨이 트럼프보다 훨씬 위험한 이유'라는 기사를 통해 노골적인 위협을 협상의 도구로 삼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존슨 내정자의 접근방식은 더 교활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세계 1위 강국인 미국과 달리, 브렉시트 결정 이후 영국의 정치적 분열과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태에서 존슨 내정자가 더 힘든 상황을 맞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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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 내정자는 주요 공약으로 소득세율 40% 적용 기준선 상향, 건강보험료 하한선 1만2500파운드로 인상, 아동ㆍ청소년 교육지출 확대, 50만파운드 미만 주택 구매 시 인지세 면제, 경찰 2만명 증원, 6개 자유무역지대 구축, 생활임금 인상 등을 제시했다. 당장 닥친 브렉시트 이행뿐 아니라 향후 무역 등 미래 관계 협상도 주요 과제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건 '자국 우선주의'에서 영국이 예외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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