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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이야기] 안중근의 동양평화론 세제 조화 필요성

최종수정 2019.07.11 11:15 기사입력 2019.07.1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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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이야기] 안중근의 동양평화론 세제 조화 필요성

작금의 한ㆍ중ㆍ일 3국 상황이 묘하다. 경쟁 대신 보복 일색이다. 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를 트집 잡아 관광보복을 하더니, 이제는 일본이 강제징용 손해배상청구를 빌미로 경제보복을 하고 있다. 당하는 쪽은 언제나 한국이다.


국가가 업신여김당하지 않으려면 실력이 있어야 한다. 그 실력을 가늠하는 척도 중 하나는 노벨상이다. 한국과 일본의 화학연구 분야의 성적은 0대 8, 평화상을 포함한 전체를 보면 1대 24다. 한국의 참패다. 그 1명마저도 일각에선 로비해서 겨우 받았다고 비아냥거렸으니 부끄럽기 짝이 없다.


우리나라 제품과 비교할 때 크게 차이나지 않는 일제 자동차나 담배 등을 선호하는 자들과 그리 뛰어나지 않은 일본 책 몇 구절을 금과옥조로 여기면서 일본식 사고를 최고라고 전파하는 친일(親日)을 넘어 숭일(崇日)하는 지식인들도 이번 기회에 창피함을 느껴야 한다. 배타적 민족주의를 하자는 게 아니라 기본적인 양심과 양식을 갖추어야 한다는 얘기다.


일본의 부당한 경제보복에 모두가 연대해 용감하게 맞서야 할 것이다. 연대적 일치는 한일 사이의 분열과 대립을 이기며 새로운 평화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길이다. 여기에 양국 지식인들의 집단지성이 더해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우리 실력을 키워야 한다.


유럽은 두 차례 세계대전을 겪은 뒤, 더 이상의 전쟁을 막기 위해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를 창설했다. 당시 전쟁의 수단이 되는 석탄과 철강을 범유럽의 통제 아래에 두는 것이었다. 이것이 발전해 현재 유럽연합(EU)이 된다.

여기에 덧붙여 화폐를 통일하고, 공동 지역 방위군을 설립하며, 물적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간접세와 관세의 통일과 조화를 꾀했다. 그 결과 적어도 유럽 대륙 안에서는 자유 진영끼리 총질하는 일은 사라지기에 이른다.


일찍이 동양에도 선각자가 있었다. 안중근 의사가 1910년 저술한 '동양평화론'을 보면 한ㆍ중ㆍ일의 평화 증진을 꾀하는 방안으로 공동화폐 발행, 공동개발은행 설립, 공동 방위 조치 등을 제안했다. 유럽보다 40여년 앞서 평화론을 주창한 것이다. 탁견이 아닐 수 없다.


한ㆍ중ㆍ일 3국의 평화 공존이 가능하게 하려면 인적ㆍ물적 교류가 원활해야 한다. 사람들이 의미 있게 왔다 갔다 하는 데는 공통된 역사 인식이 요구된다. 이런 점에서 프랑스와 독일이 공동으로 역사 교과서를 편찬하고 교육하는 시스템은 도입할 가치가 충분하다. 물적 교류 원활을 위해선 소비세 분야의 조화 방안을 모색하고,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안중근 당시는 러시아의 남진을 막기 위한 소극적인 평화 구축이 목적이었다면, 지금은 한ㆍ중ㆍ일 3국이 온 세계를 향해 평화를 위한 모델과 가치관을 제시할 때다. 그럴 경제적인 힘도 있다. 어두운 과거를 물리친 평화의 힘을 보여줄 때이다. 이러한 면에서 보면 아베의 경제보복은 치졸하고 반역사적이다.


아베의 일본은 이번 경제보복을 시작으로 헌법 개정을 통해 1900년대 일본제국의 재건을 꿈꿀지도 모른다. 독도 영유권을 문제 삼아 한국과 일전을 꾀할 수도 있다. 오판해선 안 된다. 지금의 한국은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조선이나 1910년대 대한제국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발전했고 국력도 강해졌다. 일본이 결코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니다. 북한의 '한 방'도 있다.


"슬프다. 같은 인종인 이웃 나라를 해치는 자는 끝내 따돌림을 받아 혼자가 되는 재앙을 결코 피하지 못할 것이다." 안중근의 동양평화론 마지막 문단이다. 아베의 일독을 권한다.


안창남 강남대 경제세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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