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폭발 장면 속 시원하다" 팍팍한 살림살이, 애잔한 환호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지난 1일 첫 방송된 tvN 새 월화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 첫 장면인 국회의사당 폭파 장면을 두고 속 시원하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국회 폭발 장면에 한 시청자는 "실제로 저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되겠지만, 속이 후련한 것은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누리꾼은 "국회의원들 바쁘겠지만, 의사당 폭발 장면은 꼭 봤으면 좋겠다. 왜 저 장면에 환호하는지 그 이유를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취업난, 저출산 등을 해결 못 하는 정치권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일종의 대리만족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회의사당 폭발 장면을 보고 환호가 나오는 이유는 한 신뢰도 조사에서 신뢰도 최하위를 기록한 기관이 국회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10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실시한 '2018년 국가사회기관 신뢰도 조사'에서 국회는 1.8%로 가장 낮은 신뢰도를 기록했다.
경찰은 2.7%, 검찰은 2.0% 의 신뢰를 보였다. 해당 조사는 전국 19세 이상 14,152명을 접촉해 응답한 5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신뢰도 최하위 기관 국회에 이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8명은 국회의원이 받는 연봉이 지나치게 많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플랫폼 알바콜과 온라인 설문조사 업체 두잇서베이에 따르면, 국민 84.3%가 '국회의원 연봉이 지나치게 많다'라고 답했다.
반면 적당하다는 응답은 11.8%에 그쳤고, 적다는 답변은 통계에서 큰 의미가 없는 3.9%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에는 전국 성인남녀 4215명이 참여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2017년 직업별 연봉을 보면 평균소득에 따르면 그해 국회의원 평균 연봉은 1억 4천만원으로 나타났다.
고액 연봉을 받는 의원들이 국민을 위해 일 한다는 생각은 크게 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의원 성과급 도입'에 대해서 응답자의 53%가 찬성했고 '국회의원 무보수 도입'에 대해서도 65%가 동의했다.
이 가운데 국회는 지난해 12월 2019년도 예산안을 처리하면서 국회의원 세비를 공무원 공통보수 증가율 1.8%를 적용해 인상시키면서 '밥 그릇 지키기 국회', '연봉 앞에 여·야 없다' 등 비난을 받았다.
해당 예산안 처리로 올해 의원 세비는 전년보다 182만원 증가한 1억472만원이 됐다.
의원들의 연봉이 높아지는 가운데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더욱 팍팍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5월 취업포털 잡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구직활동을 한 구직자·알바생·대학생 4,579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8일까지 조사한 결과 67.3%가 '구직난이 더 악화했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여느 때와 비슷하다"는 응답률은 30.4%였으며 "구직난이 완화됐다"는 응답률은 2.3%에 불과했다. 구직난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경제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제일 높았다. '경기회복과 경제성장'을 꼽는 응답자가 26.4%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실효성 있는 정부의 일자리 정책(23.2%) △기업의 적극적인 일자리 창출(22.7%) △중소기업 지원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증대(16.8%) 등의 의견이 있었다.
취업난이 심화하면서 혼인 건수도 급감하고 있다. 통계청이 5월 공개한 '2019년 3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3월 신고된 혼인은 19,600건으로 전년 3월보다 14.0% 줄었다.
1∼3월 혼인은 59,100건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0.7% 감소해 1981년 집계 후 1분기 중에서 가장 적었다. 1분기에 혼인 건수가 6만건 이하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혼인 건수 감소는 출생아 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1분기 출생아 수는 8만3000명 수준에 그쳐 1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인 합계출산율도 1분기에 전년동기에 비해 0.07명 감소한 1.01명을 기록,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2분기 0.98명, 3분기 0.95명, 4분기 0.88명으로 계속 하락해 지난해 사상 최저치인 0.98명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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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일련의 이런 상황은 정치권의 불만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드라마를 통해 불만을 해소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국회의사당 폭발 장면에 시원함을 느끼는 것은, 정치에 대한 불신이나 불만이 표출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면서 "최근 취업난 등 경제상황도 좋지 않다 보니 해당 장면을 보고 일종의 대리만족을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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