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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잘못을 저지른 사람과 아무 관련이 없는 선수들을 똑같이 처벌한다는 건 문제가 있다." "앞으로는 체육계에서 선수들이 폭력이나 성폭력 등 문제가 발생했을 때 피해 사실을 털어놓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26일 현재 빙상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에서 발생한 남자 선수간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 대표 선수 전원이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쫓겨나자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물의를 일으킨 선수만이 아니라 피해자는 물론 이 사건과는 무관한 선수들까지 선수촌에서 모두 퇴촌 조치한 것은 '입막음'이 아니냐"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24일 국가대표 훈련 제외와 관련한 내부심의위원회를 열고 25일부터 7월24일까지 한 달간 쇼트트랙 국가대표 강화훈련을 중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남자 8명, 여자 8명 등 대표 선수 16명과 코칭스태프까지 쇼트트랙 대표팀 20명 전원이 진천선수촌에서 쫓겨났다. 특정 종목에서 문제가 불거져 국가대표팀 전체가 선수촌에서 퇴촌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퇴촌된 선수들은 소속팀으로 돌아가 훈련할 예정이며, 징계기간 국가대표에 지급하는 선수촌 내외 훈련비는 지급되지 않는다.


사건은 지난 17일 발생했다. 진천선수촌에서 훈련 중이던 쇼트트랙 국가대표 남자 선수 A가 실내 암벽을 오르던 남자 후배 선수 B의 바지를 벗겼다. 이 과정에서 B선수의 엉덩이가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자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던 상황에서 심한 모멸감을 느낀 B선수는 '선배 A선수에게 성희롱 당했다'며 이를 감독에게 알렸고, 감독은 빙상연맹에 이를 보고했다. A와 B는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들이다.

대한체육회 내부심의위원회는 "이번 사건이 쇼트트랙 선수 모두가 참여하는 공식적인 훈련시간에 발생했고, 단순히 행위자와 피해자간 문제가 아니라 쇼트트랙 대표팀의 전체적인 훈련 태토, 분위기와 관련이 있다고 판단해 전원 퇴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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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조치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체육계 관계자는 "기강 해이를 이유로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와 나머지 선수, 지도자까지 똑같이 징계하는 것은 안 좋은 선례로 남을 수 있다"며 "다른 종목에서도 비슷한 피해자가 발생했을 때 소란을 우려해 사건을 은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치용 진천선수촌장은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이에 대해 재반박했다. 그는 "이번 사건에만 국한한 조치가 아니다. 그동안 쇼트트랙 대표팀의 훈련을 지켜보니 감독이 지시할 때 선수들이 딴짓을 하는 등 팀 분위기에 문제가 있었다. 논란이 지속적으로 발생해도 경각심이 전혀 없더라. 다른 종목단체에서는 '쇼트트랙 대표팀의 입촌을 허용하지 말자'는 의견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쇼트트랙은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가장 많이 딴 종목이다. 그럴수록 구성원들이 겸손한 모습을 보여야 국가대표로서 훨씬 사랑받을 수 있다. 외부에서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퇴촌 조치만 보고 문제라고 판단할 수 있지만 논란을 일으킨 선수만 징계한다고 바로잡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쇼트트랙 대표팀도 누적된 문제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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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한빙상경기연맹은 대한체육회의 권고에 따라 국가대표의 인성·인권·성 관련 예방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더불어 연맹 스포츠공정위원회를 통해 7월 중 A선수에 대한 징계를 심의할 계획이다. A선수의 소속사는 "A선수가 B선수에게 사과하기 위해 메시지와 유선을 통해 계속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 "마음의 상처를 준 점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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