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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윤창호법' 시행으로 대리운전 시장 활기…열악한 노동환경은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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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적발 강화로 대리운전 시장 활기
전날 음주로 인한 출근길 기사 호출도 늘어
커가는 시장에 비해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해야

음주운전 단속기준인 혈중알코올농도를 현행 0.05%에서 0.03%로 강화한 '제2윤창호법'이 시행된 25일 새벽 서울 마포구 합정동 인근에서 경찰이 음주단속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이면 면허정지, 0.1% 이상이면 취소처분이 내려졌지만, 개정법은 면허정지 기준을 0.03%, 취소는 0.08%로 각각 강화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음주운전 단속기준인 혈중알코올농도를 현행 0.05%에서 0.03%로 강화한 '제2윤창호법'이 시행된 25일 새벽 서울 마포구 합정동 인근에서 경찰이 음주단속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이면 면허정지, 0.1% 이상이면 취소처분이 내려졌지만, 개정법은 면허정지 기준을 0.03%, 취소는 0.08%로 각각 강화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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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음주운전 단속기준 혈중알코올농도를 0.05%에서 0.03%로 강화한 개정 도로교통법인 이른바 '제2 윤창호법' 25일 전면 시행되면서 서울 시내 모든 경찰서가 일제 특별단속에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오전 0∼2시 서울 전역에서 음주운전 단속을 벌인 결과 총 21건을 적발됐다고 밝혔다.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 0.05∼0.08% 미만은 6건,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 0.08% 이상은 총 15건이었다.

적발 기준이 강화하면서 일각에서는 음주 이후 대리기사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 대리기사 시장이 활기를 띨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에서는 '제2 윤창호법' 시행으로 기사를 찾는 손님들이 늘었다면서도, 기사를 을로 보는 '갑질 손님' 등 처우 개선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지적했다.


전국대리기사협회 관계자는 음주운전 적발 기준 강화로 대리기사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는 말씀드릴 수 없지만 제2의 윤창호법 시행으로 대리기사를 찾는 분들이 늘어났다고 내부에서는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아침 출근 길 음주단속 여파로 이 시간에 대리기사를 찾는 분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울산·부산지역 대리운전업체인 A 사 콜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부터 8시까지 대리운전 요청이 모두 30건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콜센터 관계자는 "출근길 (대리운전을 호출하는) 콜이 평소보다 늘었는데 손님 중 한 명이 단속기준이 강화됐다는 이야기를 해서 이유를 알게 됐다"며 "윤창호법 영향이 없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대리기사를 '을'로 보는 시선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리기사협회 관계자는 "최근 언론 보도가 이어지면서 확실히 욕설·폭행을 하는 갑질 손님은 줄어들었다"면서도 "음주운전 적발시 대리기사 핑계를 대는 얌체족들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계자는 "음주운전 적발시 대리기사를 불렀지만, 호출이 안돼 불가피하게 운전을 했다고 말하는 손님들이 있다, 이 때문에 성실한 대리기사들이 애꿎은 오해를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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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기사 시장 규모 확장…열악한 노동 환경 개선해야

대리운전업은 1990년대 후반 등장했다. 그러다 200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시장히 활성화하면서 기업화됐다. 특히 스마트폰 등 정보통신기술 발전에 따라 대리운전업 시장도 확대되고 산업화했다.


전국비정규직노조에 따르면 대리운전기사 규모는 수도권에 12만명, 전국적으로는 약 20만명으로 추산된다. 또 서울노동권익센터(2015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리운전기사로 일한 평균 근무기간은 4.35년으로 우리나라 비정규직 평균 근속기간의 2배가 넘으며 66.7%가 대리운전을 전업으로 하고 있다.


시장 규모는 지속해서 확장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경제 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6년 6월~2018년 9월까지 약 27개월 동안 총 대리운행 건수는 1993만건이다.


총 이용승객은 243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 평균 9만명의 사람이 월 평균 738만건의 대리운전을 이용하는 셈이다.


또 하루 평균 3000명이 대리기사를 부르고 약 24,600건의 대리운행이 이뤄지고 있다. 카카오T 대리 기사용 앱을 통해 대리기사로 영업 승인을 받아 운행하는 기사는 지난해 9월 기준 약 12만4000명에 달한다. 전체 대리기사는 약 20만명 수준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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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에 폭행까지…산재보험 의무 가입 아닌 특수형태근로자종사자

문제는 커가는 시장 규모에 반해 열악한 노동 환경이다. 많은 대리기사들이 야간에 취객을 상대로 하다보니 갑작스런 폭행과 욕설 등 이른바 손님 갑질에 노출되어 있다.


사례를 살펴보면 한 대리기사 A 씨는 손님 B 씨에게 영문도 모른 채 폭행을 당했다.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된 B 씨가 잠에서 깨어나 "여기가 어디냐, 너는 누구냐"며 다짜고짜 폭력을 행사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대리기사 C 씨는 자신을 호출한 D 씨 등 2명에게 따귀를 맞았다. D 씨는 술에 취해 욕설을 내뱉었는데 이를 따지고 들었다는 것이 폭행의 이유였다.


또 기사 D 씨는 짧은 거리를 멀리 돌아왔다고 항의하는 손님에게 떠밀려 길바닥에 넘어졌다.


또 대부분 대리운전 기사가 교통사고 등 업무상 재해를 당해도 산업재해 보상을 받기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다. 대리운전 기사는 현행법상 산재보험 적용을 받지 않는 특수형태근로자종사자로 분류돼 있다.


이들은 산재 가입을 해야 산재 처리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의무가입 대상이 아니다.


이렇다 보니 업무상 재해 등 보험 처리를 제대로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월을 기준으로 전국 대리운전 기사 중 산재보험에 가입된 이는 24명에 불과하다.


근로자라면 누구나 보장 받을 수 있는 노동 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뿐 아니라 산재·고용보험 가입 등 사회보장제도 혜택을 전혀 누리지 못하는 셈이다.


노동계 관계자는 "대리운전 노동자들을 비롯한 이동 노동자들은 업무상 재해 등 각종 위험을 자신이 감당하고 있다"면서 "노동자 처우를 개선하고 권익을 보호할 방안이 긴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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