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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협상 인내심 갖겠다"는 김정은, "힘 보태겠다"는 시진핑

최종수정 2019.06.21 11:30 기사입력 2019.06.2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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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시진핑 "대화·협상으로 풀겠다" 했지만
시진핑, 北의 '동시적·단계적 해법' 사실상 지지
미국에 선(先)비핵화 접고 타협안 내라는 의미
한반도 문제 중국 영향력 커지며 평행선 우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평양 순안공항(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평양 순안공항(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비핵화 문제 해결에서 '정치적 해법', 즉 '대화와 협상' 기조를 천명했다. 김 위원장은 "인내심을 갖겠다"고 했고, 시 주석은 "힘이 닿는 데까지 돕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대화 의지를 표명했지만 향후 협상에 중국 변수가 커졌으며 협상이 빠른 시일 안에 재기되기 어렵다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김 위원장은 20일 평양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 "조선(북한)은 인내심을 유지할 것"이라며 "유관국이 조선 측과 마주 보고 서로의 관심사를 해결해 (한)반도 문제가 해결돼 성과가 있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4월 시정연설에서 밝힌 메시지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당시 김 위원장은 '하노이 노딜'의 책임을 미국에 돌리면서도 "올해 연말까지는 기다려보겠다"며 추후 대화·협상을 시사했었다. 이번에도 미국을 직접 지칭하지 않고 '유관국'으로 표현하긴 했지만 "마주 보고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의 이러한 입장을 적극 후원하겠다고 호응했다. 그는 "중국은 조선(북한)이 자신의 합리적 안보 및 발전에 관한 관심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힘이 닿는 한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목란관에서 열린 환영만찬 연설에서도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은 여러 사람이 바라고 지지한 것으로 대세이며 평화로운 대화의 기치를 지속해서 높여 지역 및 세계의 평화와 안정, 번영 실현을 위해 더 큰 공헌을 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일 평양에서 북중정상회담을 가졌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일 평양에서 북중정상회담을 가졌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




그간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은 비핵화 원칙으로 '단계적·동시적 보상조치'를, 미국은 '선(先)비핵화 후(後)보상'을 유지하면서 접점을 만들지 못했다. 시 주석의 이번 발언은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하면서도, 북한에 대한 지지 의사를 우회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의 발언을 감안하면 북한은 위기감 형성을 위한 단거리미사일 발사와 같은 도발은 자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북ㆍ미 대화가 이른 시일 내에 재개되기는 힘들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북한은 지난 4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미국은 지금의 셈법을 바꾸고 하루빨리 우리의 요구에 화답해 나오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협상 동력은 유지하겠지만 미국의 태도 변화·양보라는 전제조건을 내건 셈이다.


정재흥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 연구위원은 "이번 북·중 회담에서 양측이 말하는 '정치적 해결'은 결국 북한이 말하는 '단계적·동시적 해법'과 중국의 쌍궤병행(雙軌竝行·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활동과 한·미 연합훈련의 동시 중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결국 미국이 얘기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는 불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보낸 것"이라고 풀이했다. 미국 역시 CVID 원칙을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상황에서, 북·미의 평행선은 오히려 길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20일 평양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불패의 사회주의'를 관람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를 21일 오전 보도했다.

북한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20일 평양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불패의 사회주의'를 관람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를 21일 오전 보도했다.



다만 한국 정부는 북·미 대화의 속개에 모든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0일(현지시간) 한국문화원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북·미 간 실무협상이 빨리 재개돼야 한다는 것이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라며 "6~9월이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 관건적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6월부터 시작해서 올여름까지 상당히 중요한 시기가 될 것 같다"며 "이러한 과정에서 한미가 주축이 되고 중국, 러시아, 일본을 아우르는 외교적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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