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금융권, '지속가능금융' 합심

환경·사회·지배구조 등 고려하는 사회적책임 투자 중요성 증대
금감원, 매달 한 번씩 금융권과 스터디 통해 지속가능금융 인식 제고 및 역할 모색
유광열 수석부원장 "기후변화·사회적 책임 국제 논의 활발…금융권 스터디, 역할 중요"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금융감독원이 '지속가능금융'을 위해 국내 금융권과 머리를 맞댄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 등 사회책임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의 세계적인 흐름을 연구하고 금융권의 역할을 모색하는 자리다.

금감원은 14일 '지속가능-기후금융 제1차 스터디'를 개최한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5대 금융지주,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금융기관 13곳과 국제기구인 녹색기후기금(GCF) 등이 참여한다. 김정욱 녹생성장위원회 민간위원장이자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기조강연을 맡는다. GCF와 유엔환경계획 금융부문(UNEP FI)측도 참여해 글로벌 논의 현황에 대해 발표한 후 참석자들과 의견을 교환한다.

지속가능금융은 수익성 같은 재무적 이익 뿐 아니라 사회적ㆍ환경적 가치를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다. 투자, 대출, 보험인수 등과 같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을 뜻한다.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금융 투자 규모는 2014년 18조3000억달러(약 2경1633조원)에서 2018년 30조7000억달러(약 3경6342조원)로 급성장했다.

국내 금융회사들도 친환경, 그린산업에 대한 채권발행을 확대하고 있다. 올 들어 국민은행은 4억5000만달러, 하나은행 6억달러, 우리은행은 4억5000만달러(외화)와 2000억원(원화) 규모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조달금액은 대체에너지, 기후변화 대응 등 친환경 산업 지원에 쓰인다.

이번 스터디 모임의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은 유광열 수석부원장이다. 정부는 지난 2014년 송도에 GCF를 유치했다. 당시 기획재정부 차관보였던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큰 역할을 했고, 국제금융협력국장이었던 유 수석부원장은 GCF 대리이사를 맡았다. 이 경험을 계기로 친환경 정책과 시장의 역할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GCF를 이번 스터디 멤버로 참여시킨 것도 당시 인연이 바탕이 됐다.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지속가능금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에서도 금융권의 관심을 환기하고 함께 연구하는 차원에서 이 같은 자리를 마련했다.

유 수석부원장은 "최근 금융권 기후변화 대응, 사회적 책임과 관련해 국제적 논의가 활발하다"며 "미세먼지로 국내에서도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국내 금융회사의 자발적인 스터디와 지속가능ㆍ기후금융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