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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주방의 미래, 위쿡 사직점을 가다…제조부터 판매까지 '원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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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주방의 미래, 위쿡 사직점을 가다…제조부터 판매까지 '원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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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차를 주차장에 대고 나서 바로 건물 안 냉장고로 입고시킬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 바로 위생실로 들어가 세균을 씻어내고, 공유주방으로 들어가 작업을 시작하면 됩니다."


30일 오전, 종로구 사직동에 위치한 위쿡 사직점을 찾았다. 사직공원 옆길로 올라가는 길목에 위치한 건물 외벽에는 그로서리(식료품) 스토어인 '서리'를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카페가 들어선 1층을 지나, 주차장과 붙어 있는 출고실로 향했다. 냉장고와 선반이 설치된 공간으로, 주차장에 차를 대고 바로 물건을 꺼내 냉장고로 옮길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김셋별 위쿡 사직지점 팀장은 "공용주방을 설계할 때 식품제조 가공업을 할 것을 생각하고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그 옆에는 위생실이 위치해 있었다. 출고실이 사람, 물건 모두 들락날락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위생실은 사람만 출입할 수 있다. 세면대와 휴지통 등 위생 관련 용품들이 비치되어 있었고 벽 한쪽에 있는 사물함에는 앞치마가 비치되어 있었다. 공유주방 사용자들을 위해 무료 제공되는 앞치마다. 들어가기 전에는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이 필수다.


위생실 옆 공용주방에는 가로로 긴 테이블이 5~6개 놓여 있었다. 오전 시간이어서인지 2개 팀만이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한 테이블에서는 기계를 작동해 밀가루 반죽을 얇게 펴고 있었고, 맨 끝 테이블에서는 샐러드를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밀키트 상품을 만들기 위한 준비 작업이었다. 현행법은 1개 생산 공간 내에서는 1개 사업자만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위쿡 공유주방은 규제개혁 제도인 '샌드박스'를 활용해 1개 공간 내에서 복수 사업자가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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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층 위로 올라가자 공유가 아닌 임대 매장 4곳이 자리하고 있었다. 1층의 공유주방은 여러 사업자가 동시에 쓰는 곳이라면, 임대 매장은 돈을 좀 더 내고 자신만의 공간을 갖고자 하는 사업자들을 위한 곳이다. 김 팀장은 "창업 전 준비를 위해 기술개발(R&D)을 하려고 오시는 분들이 많다"며 "선반이나 오븐 등 웬만한 조리 시설이 구비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임대료는 3개월 기준으로 240~400만원이며, 24시간 사용 가능하다.

그 윗층에는 공동 사무공간(코워킹 스페이스)이 마련돼 있었다. 공유 오피스 형태로, 주방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사업자들을 위한 공간이다. 공유주방이나 임대 매장을 쓰던 사업자들이 제품화 단계를 넘어서면 마케팅, 홍보 등이 필요해지면서 오피스 공간까지 쓰게 되는 것이다. 현재 7개사가 이용 중이다. 같은 층에는 샤워실까지 마련돼 있었다. 요리를 하다 보면 땀을 흘리게 되는 일이 많다는 것까지 고려한 시설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한 층을 더 올라가 문을 열자, 아기자기한 카페 풍의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유튜브 요리 동영상을 찍거나, 소비자들과 만남을 갖는 등 다목적으로 이용하는 장소였다. 김 팀장은 "인플루언서를 통한 홍보나 외부 쿠킹클래스에 자주 사용되는 공간"이라며 "최근 쿠킹클래스를 원하는 고객들이 많아 관련 정책도 따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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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쿡 사직점

위쿡 사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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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꼭대기 층에 마련된 쉼터는 세련된 루프탑 카페를 방불케 했다. 푸른 잔디가 깔린 공간에 원목 테이블과 편히 누울 수 있는 빈백소파가 놓여 있었고, 가림막과 파라솔 덕택에 곳곳에 시원한 그늘이 져 있었다. 멀리 인왕산과 북한산의 풍광과 어우러져 여유있는 분위기를 자아냈다. 고객들이 차를 마시며 쉬는 공간으로도 활용되지만, 위쿡 입주 업체가 만든 식품을 판매하는 플리마켓 장소로도 활용된다는 게 김 팀장의 귀띔이다.


플리마켓은 물론, 지하에 위치한 상설 매장에서 쌀푸딩과 담금주 키트, 크래커, 바질페스토나 잼 등 위쿡 입주업체가 만든 식품을 팔고 있었다. 온라인몰인 '위쿡마켓'도 운영 중이다. 재료 입고부터 제조, 마케팅, 판매에 이르기까지 원스톱으로 추진할 수 있는 공간인 셈. 위쿡은 앞으로 이를 전국 단위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위쿡을 운영하는 김기웅 심플프로젝트컴퍼니 대표는 "위쿡 입주업체가 제품을 생산해 온·오프라인에서 유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향후에는 물류기능까지 붙여 지역단위로 생산, 유통하는 단위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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