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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한 삼바 사장 “부하들, 삼성TF 위세 눌려 증거인멸”…檢 수사 동력 될 듯

최종수정 2019.05.25 11:48 기사입력 2019.05.2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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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한 "지난해 5월5일 회의 참석했지만 아무 발언도 안 해"
김 대표 진술과 법원의 영장발부 기각사유 종합하면 삼성 '윗선' 규명 빨라진 셈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62)가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부하직원들이 삼성전자 사업지원TF의 위세에 눌려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신은 책임이 없다"는 진술한 것으로 25일 파악됐다.


비록 ‘삼성바이오 고의분식 회계’ 의혹 증거인멸과 관련해 김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됐지만, 이날 김 대표의 진술은 검찰의 ‘윗선 규명’ 작업에 ‘동력’이 된 진술로 풀이된다.


법원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오전 10시30분부터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열고 5시간여 동안 검찰과 김 대표 측이 구속 여부를 다툰 후 이날 오전 1시37분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송 부장판사는 "작년 5월 5일 회의의 소집 및 참석 경위, 회의 진행 경과, 그 후 이뤄진 증거인멸 내지 은닉행위의 진행 과정, 김 대표의 직책 등에 비춰보면 증거인멸교사의 공동정범 성립 여부에 관해 다툴 여지가 있다"고 구속사유를 밝혔다. 이어 "주거 및 가족관계 등을 종합하면 현 단계에서 구속 사유와 그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이날 영장심사에서 "삼성 차원의 분식회계 의혹 관련 증거인멸 회의에 김 대표가 참석했고, 이후 인천 송도에 있는 삼성바이오 공장 바닥 여러 군데의 바닥을 뜯고 배관통로에 회사 공용서버를 숨기고 직원들 노트북 등을 숨긴 일이 벌어졌다"며 "이와 관련해 대표의 지시 등이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김 대표를 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대표 측은 영장실질심사에서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증거인멸이 있었던 것은 맞다”면서도 “자신의 부하직원들이 삼성전자 사업지원 TF(미래전략실 후신)의 위세에 눌려 한 일로 보인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증거인멸에 관여한 삼성바이오 보안담당 직원 안모 대리가 구속된 바 있다.


지난해 5월1일 금융감독원은 삼성바이오에 분식회계의혹 관련 내부감리 절차 종료 후 지적사항에 대해 해명할 준비를 하라며 조치사전통지서를 보냈다. 4일 후인 5월5일 삼성그룹 수뇌부는 서초사옥에서 모여 검찰 수사에 대비한 증거인멸 방침을 결정한 증거와 진술을 검찰은 파악했다. 이에 대해서도 김 대표는 “회의에 갔지만 그 자리에서 아무 발언도 하지 않았다”고도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같은날 송 부장판사에게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고 구속된 김모 삼성전자 사업지원 TF부사장, 박모 삼성전자 부사장도 지난해 5월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검찰에서 조사됐다. 이들은 최근 먼저 구속된 백모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상무, 서모 삼성전자 보안선진화 TF 상무의 구속영장 심사 전날 사실상 "'(삼성전자가 아닌) 자체 판단으로 증거인멸을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라"고 지시해 사실상 윗선 수사 '꼬리 자르기'를 것으로 검찰에서 파악됐다.


김ㆍ박 부사장과 백ㆍ서 상무는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직전인 지난 9일 "양모 삼성바이오에피스 상무의 부탁으로 증거인멸을 하게 됐고 (삼성전자) TF와는 관계 없다"고 진술하도록 4명이 말을 맞춘 정황을 검찰이 포착한 것이다. 송 부장판사는 이들 부사장에 대해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김 대표의 진술과 구속영장 발부와 기각 사유를 종합하면 법원은 분식회계 관련 증거인멸에 대해 삼성바이오의 자체 판단이 아닌 삼성전자와 사업지원TF가 핵심이고 책임이 더 크다고 판단한 셈이다. 검찰도 사실상 본안사건인 삼성바이오 분식회계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과정의 연관성 등을 규명하는 것이 수사 핵심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기각 이후 오히려 더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검찰은 영장심사 결과가 나오자 “조직적 증거인멸 행위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는 한편, 기각 사유를 분석해 영장 재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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