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에도 주최 측 추산 5000여 명 운집

주먹밥 나눔·버스 행진 등 5월 항쟁 재연

1980년 5월로 돌아간 광주…‘빗속’ 39주년 5·18전야제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주먹밥은 단무지와 같이 드셔야 돼요. 그래야 진정한 80년 광주의 주먹밥이에요.”


5·18민주화운동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1시께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와 5·18민주광장은 39년 전으로 되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본격적인 전야제에 앞서 5·18 최후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시민난장·문화난장에는 시민단체 등이 22개의 부스를 운영하며 시민들과 함께 호흡했다.


오후 1시 50분께 1980년 광주의 정신을 기리며 오월어머니집에서 운영하는 ‘주먹밥 나눔’ 부스가 분주해졌다.

행사장 맨 끝에 위치해 있어 다소 한산했던 이곳은 주먹밥에 넣은 참기름 냄새가 바람을 타고 퍼지자 순식간에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그러나 질서정연하게 한줄로 서 자신의 순서를 기다렸다.


오월어머니집 회원들은 1000인분 주먹밥을 준비해 정을 나눴다.


주먹밥을 받아 한입 크게 베어 물고 뒤돌아서는 시민들을 붙잡고 “꼭 같이 먹어야 된다”며 입에 단무지를 넣어주는 오월어머니집 회원들의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금남로와 옛 전남도청 앞 5·18 민주광장 등지에서 진행된 ‘시민난장’에는 햇볕이 내리쬐는 날씨에도 많은 시민들은 이날을 기다렸다는 듯 함께했다.


비슷한 시간 강진 늦봄문익환학교 학생들은 16개의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려 연결한 카드섹션을 펼쳤다.


5·18 당시 시민들을 ‘양’으로, 계엄군을 ‘늑대’로 표현해 1980년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날짜별로 그림을 그려 나레이션에 맞춰 스케치북을 한 장 한 장 넘겼다.


카드섹션이 끝난 후 8명의 학생들은 일어나 “5·18을 기억해 주세요”라고 말하며 인사를 할 때는 지켜보던 시민들이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내기도 해다.


이밖에도 광주통일관에서 북한의 라면·과자·책 등 일상생활을 엿볼 수 있는 물품을 전시하는 부스 등 각종 부대행사가 시민들의 발길을 사로 잡았다.


재일 한국인들이 대한민국의 민주화와 통일을 위해 설립한 단체인 ‘한국민주통일연합’ 회원 8명도 지난 16일부터 3박4일간 일정으로 광주를 찾아 자리를 빛내기도 했다.


1980년 5월로 돌아간 광주…‘빗속’ 39주년 5·18전야제 원본보기 아이콘


한편, ‘오늘을 밝히는 오월, 진실로! 평화로!’를 주제로 열린 전야제는 1980년 5월의 열흘간을 재현하고 5·18 진상규명과 대동 정신 계승 등 우리의 과제를 제시하는 내용으로 진행됐다.


전야제에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여야 4당 지도부와 이용섭 광주시장,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등이 참석했다.


1980년 5월로 돌아간 광주…‘빗속’ 39주년 5·18전야제 원본보기 아이콘


본 행사는 오후 6시30분 광주일고부터 시작된 ‘민주평화대행진’으로 시작됐다. 행진에는 택시와 버스들도 열을 맞춰 전조등을 켜고 경적을 울리면서 함께했다.


분수대에 횃불을 켜고 군부 독재에 항거했던 ‘민족민주화대성회’, 5·18 진상규명과 역사 왜곡 근절을 촉구하는 ‘대동 한마당’까지 약 5000여 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은 비를 맞으며 전야제를 함께했다.


1980년 5월로 돌아간 광주…‘빗속’ 39주년 5·18전야제 원본보기 아이콘


시민들이 직접 만든 1980년 광주에 걸렸을 법한 현수막도 거리 곳곳에 내걸렸으며 ‘투사회보’도 그때 당시처럼 곳곳에 휘날렸다.


당초 당초에는 3시간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비로 인해 일정이 축소, 30여분 만에 마무리되면서 세월호 엄마, 위안부 소녀와 함께 손을 잡고 도청으로 진군하는 퍼포먼스, 5·18 진실 규명 및 역사왜곡특별법 제정 촉구 행사, 풍물패 공연 등은 대부분 취소되거나 축소됐다.


이날 전야제 행사를 끝까지 함께한 박현숙씨(55·여)는 “아직도 5·18이 왜곡·폄훼되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며 “5·18을 경험하지 못하고 가짜뉴스를 보고 자란 아이들이 잘못된 생각을 하지 않게 교육 등 정부가 철저히 나서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AD

그러면서 “하루빨리 5·18의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yjm3070@gmail.co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