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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어디로] 양복 퍼포먼스와 탐색전의 종료

최종수정 2019.05.18 15:37 기사입력 2019.05.18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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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같아선 당장 해임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참모들이 말렸을 것이다. 어차피 임기가 두 달 후면 끝나지 않는가.


이 분 말이다.

이 분 말이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양복 상의를 손에 들고 흔들어댄 퍼포먼스는 ‘울고 싶으니 뺨을 때리라’는 도발이다. ‘우리 쪽은 준비가 됐다. 먼저 들어오시라’는 신호다. 이제 말로 할 단계는 지나지 않았느냐는, 이제 서로 볼 ‘간’ 다 보지 않았느냐는.


그렇다고 훅 넘어올 청와대가 아니다. 총장을 해임하는 순간, 진짜 전쟁은 시작된다. 청와대 입장에서 지금은 전면전에 돌입할 때가 아니다. 물론 준비는 청와대도 돼 있을 것이다. 본격적인 전면전의 양상을 전망해 보기 전, 양 쪽의 ‘간 보기’ 스타일을 돌이켜보자.


정부가 주도해 검찰 개혁안을 국회 패스트트랙에 태웠다(4월 29일).

검찰총장은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고 반발했고(5월 1일),

법무부 장관이 ‘조직 이기주의 내세우지 말라’는 취지로 경고하자(5월 3일),

검찰총장은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맞받았고(5월 4일),

보다 못한 대통령은 ‘겸허한 자세를 가지라’고 다시 경고했다(5월 8일).

법무부 장관이 청와대와 논의해 경고성 타협안을 이메일에 담아 발송하자(5월 13일),

검찰총장은 출근길에 “그 정도론 부족하다”는 취지로 뭉갠 뒤(5월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윗옷을 흔들며 “흔드는 것이 어딘지 보라”고 말했다(5월 16일).


문재인 대통령은 차분하게 말했다. "검찰은 겸손하라"고.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차분하게 말했다. "검찰은 겸손하라"고.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법무부 외청장인 검찰총장이 장관 심지어 대통령과 대등한 수준에서 한 방씩 치고받은 것이며, 현재 검찰의 위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풍경이다. 그렇다, 검찰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이빨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검찰 길들이기 혹은 개혁 그리고 무소불위 권력을 활용한 집단반발. 반복돼온 정권과 검찰의 대결은 항상 검찰 승리로, 그 정권이 끝난 뒤, 끝났다. 검찰의 보복성 수사를 받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9년 5월 23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변호인으로서 그 과정을 목격한 문 대통령은 10년이 흐른 지금,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 어쩌면 그것은 그가 대통령이 되려 했던 가장 중요한 이유였을 것이다.


문 대통령은 검찰총장 후보자를 내정할 것이다. 그것도 이례적으로 일찍. 검찰 내부 사람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수장을 잃은 검찰은 잠시 술렁이겠으나, 괴로운 쪽은 새 총장이지 검찰 조직이 아닐 것이다. 이런 저런 이름의 집단으로 헤쳐모여 이내 새 진영을 갖추는 것은, 그런 일을 많이 해본 검찰 입장에서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는 이 일을 해낼 수 있을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는 이 일을 해낼 수 있을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리고 수장 교체로 한 방 먹은 검찰이 꺼낼 첫 반격 카드는 환경부 블랙리스트일 공산이 크다. 전(前) 환경부 장관을 거쳐 이 일에 관여한 청와대 수석비서관들로 수사가 확대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물론 최종 목적지는 조국 민정수석이다. 조 수석은 업무 성격상 관련 내용을 보고 받았을 수 있다. 최근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으로 검찰의 블랙리스트 조사가 확대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대한민국에게 검찰은 어떤 의미인가.

대한민국에게 검찰은 어떤 의미인가.


그러나 이번 검찰 개혁이 과거와 ‘상황적’으로 다르다는 분석도 있다. 8년전 비슷한 상황에서 평검사들이 집단 행동을 한 바 있지만, 지금은 그 때보다 그럴 유인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우선 검찰 개혁에 대한 내부 공감대가 높으며, 패스트트랙에 올라탄 조정안에 대해서도 각론이 문제이지 총론까지 반대하긴 어렵다는 인식도 있다. 아울러 청와대든 검찰이든 여론의 지지를 얻는 쪽이 승기를 잡을 수 있는데, 이런 측면에서 검사들의 집단 항명과 같은 과격한 반발은 불리한 전략이 될 수 있다. 현재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국민 찬성 여론은 높은 편이다.


그래서 전면 승부가 시작된다 해도 전반전은 지리한 탐색전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검찰의 승부수는 정권 후반기로 갈수록 힘을 발휘할 것이고, 청와대의 결정타는 국회 상황에 달려있다는 점도 변수다. 성급하게 달려드는 쪽은 날카로운 역공에 쉽게 균형을 잃고 쓰러진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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