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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과 전쟁 안해"‥北에 보낸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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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 주의 대신 개입 주의 부르는 전쟁 부인
슈퍼 매파 볼턴에 보내는 경고
북과의 톱다운식 외교 해법도 유지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윌리 마우러 스위스 대통령과 회담에 앞서 기자들에게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전쟁을 할 것이냐'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답변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윌리 마우러 스위스 대통령과 회담에 앞서 기자들에게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전쟁을 할 것이냐'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답변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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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이란과 전쟁을 하게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방부 장관 대행에게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란과의 갈등이 고조되며 군사 옵션까지 부각되는 상황에서 최고 결정권자가 최악의 상황을 배제하고 있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이는 향후 북한에 대해서도 군사 옵션을 동원한 정권 교체 등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향후 북ㆍ미 간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주목된다.

◆트럼프 계산에 전쟁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날 백악관에서 윌리 마우러 스위스 대통령과 회담에 들어가면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전쟁을 할 것이냐'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답변했다. 이 발언은 이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5일 이란 상황을 보고받던 중 패트릭 섀너핸 국방부 장관 대행에게 이란과 전쟁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행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압박을 강화하며 군사 옵션까지 거론하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 강경파 참모들에게 더 이상의 갈등 고조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이란과의 전쟁 가능성에 대한 보도에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NYT가 미 정부가 최대 12만 병력의 중동 파견을 골자로 한 대(對)이란 군사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자 이를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 기자들과 만나서는 12만명 파병설을 "가짜 뉴스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내가 그렇게 할까? 물론이다"고 군사 행동의 여지는 남겨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한다면 그(12만명)보다 훨씬 많은 병력을 파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군사보다 외교…톱다운 고수=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전쟁을 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것이 사실이라면 향후 국제 정세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핵과 미사일 위기를 지나면서도 무력 사용 옵션을 꺼내지 않았고 미 국방부도 무력보다는 외교를 통한 사태 해결을 지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기자들에게 이란이 자신에게 전화하길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CNN 방송은 미 당국자들이 이란 내에서 미국의 이익 대표국 역할을 해온 중립국 스위스 정부 측에 이란 정부에 전달해달라며 백악관 직통번호를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마우러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갈등을 고조시키기보다는 협상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회담 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두 정상은 경제적 관계 향상 및 노동력 증진 등을 논의했다"며 중동과 베네수엘라 위기를 포함한 다양한 국제적 이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이란에 대한 대응을 둘러싼 미 행정부 내 분열은 없다고 균열설을 일축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의사결정권자'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최종적인 의사결정권자로, 그는 그에게 제공되는 모든 정보를 취합해 미국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는 데 최상이라고 여겨지는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결정을 내리기 위해 선출된 유일한 사람이 바로 대통령"이라고 밝혔다.


이 역시 북한 비핵화 협상에서 '톱다운' 방식을 선호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을 두둔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담판을 통해 비핵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에 변함이 없다는 것을 밝힌 셈이다. 이란에 직통 전화번호를 준 만큼 북한과의 직접 통화 가능성도 남아 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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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의 달인' 트럼프 心 못 읽은 '슈퍼 매파' 볼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한 것은 볼턴 보좌관이 주도하는 강경 매파에 대한 사실상의 경고로 읽힌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이란 등에 대규모 군대를 파견해 막대한 비용을 들여가며 전쟁을 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ㆍ안보 정책에는 없던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은 기존 개입주의가 아니라 고립주의다. 많은 우려를 낳은 시리아 철군도 이런 기조에서 나온 결정이었다.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고립주의 성향에도 매파 참모들이 이란과의 전쟁이 다가온 것 같은 인상을 주는 데 대해 짜증을 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대화를 직접 거론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군사 행동은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엄청난 손상을 가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전쟁이 대선 공약 파기라는 점도 누차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대규모 비용을 치러야 하는 전쟁이 정권 재창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 주변의 외곽 조언 그룹 안팎에서도 볼턴 보좌관의 '매파 성향'에 대한 경계심이 고조되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한 외곽 참모는 CNN에 "볼턴의 판단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했고 또 다른 참모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군사적 충돌에 관해 전혀 관심이 없다"고 일축했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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