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다시 고조, 외국인 투자자금 빠지고

실적부진 이슈 불거져

이달 상향보고서 43% 줄고 하향보고서 70% 급증


암울한 증시…목표가 하향보고서 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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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국내 증시에 다시 먹구름이 깔리고 있다. 미ㆍ중 무역분쟁이 다시 고조됨에 따라 신흥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데다, 연초 센티멘탈(기대심리)로 반짝 상승했던 증시가 점차 기업들의 펀더멘탈(기초체력)로 초점이 옮겨가면서 실적부진 이슈가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분기 어닝쇼크가 현실화 되면서 2분기로 점쳤던 바닥의 깊이도 더욱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이를 단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이 각 증권사들이 발표하는 기업 분석 보고서다. 지난 3월 이후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기업 분석 보고서가 다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아시아경제신문이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지난해 10월 폭락장 이전인 9월부터 이달 16일까지 발표된 월별 목표주가 및 투자의견을 변경한 기업 보고서 추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 3월 100개도 채 되지 않았던 하향보고서가 이달 들어 3배 이상 급증했다.

하향 보고서는 작년 10월 코스피가 장중 2000선이 무너진 폭락장 이후 가파르게 늘며 9월 82개에서 10월 575개로 601.2% 폭증했다. 폭락장 여파는 다음 달까지 지속돼 11월 하향 보고서는 683개까지 증가해 연중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12월에는 하향 보고서가 125개로 급감했지만 이는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 탓이 아니라 상ㆍ하향을 가늠할 수 없는 변동성 때문에 '중립' 보고서와 의견을 내지 않은 보고서가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상향 보고서도 11월 181개에서 71개로 60.8% 줄었다.


이후에도 상ㆍ하향 보고서는 숫자는 차이가 났지만 방향은 같았다. 상향 보고서가 늘거나 줄면, 하향 보고서도 똑같이 증가하거나 감소한 것이다. 지난 2월에만 상향보고서가 200개에서 220개로 10% 늘고, 하향 보고서가 359개에서 275개로 23.4% 감소해 상향 보고서가 우세했다.


이달 들어서는 상ㆍ하향 보고서 방향성이 큰 차이로 불일치하는 모습이다. 상향 보고서는 320개에서 180개로 43.8% 줄어들었지만, 하향 보고서는 180개에서 275개로 70.8%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래프로 보면 두 보고서의 갈림 방향(크로스)이 확연히 드러난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이달 말 기준으로는 두 보고서의 차이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2주동안 국내 상장기업에 대한 우울한 보고서가 더 나올 경우, 지난해 10월 수준에 근접할 수도 있다.


증권사의 기업 분석 보고서 방향이 증시와 반드시 같이 간다고 할 수는 없지만, 목표주가가 6~12개월 뒤의 중장기적인 실적 추정치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향후 전망을 가늠할 수는 있다. 하향 보고서가 쌓이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향후 국내 기업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하향 보고서가 포함된 업종은 유통(이마트)ㆍ엔터(와이지엔터테인먼트)ㆍ에너지(한국전력)ㆍ제약(한미약품)ㆍ화장품(아모레퍼시픽) 등 특정 업종은 물론 전 종목에 걸쳐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올해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던 외국인도 최근 순매도로 돌아섰다.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6거래일간 연속 순매도하며 총 1조4972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지난 2월 이후 타이기록이다. 16일 하루에만 4667억원을 팔아치워 일일 순매도 규모로는 작년 10월23일 5654억원 이후 7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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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증시와 12개월 선행 이익추정치 간의 괴리가 29%포인트 확대됐다"며 "펀더멘털 대비 주식시장이 멀리왔다"고 언급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단기 급락에 따른 되돌림은 가능하지만 미·중에 이은 미·EU로의 무역분쟁 확산, 글로벌 교역 모멘텀 둔화 속 한국 수출 부진, 내수 부진 장기화, 원화 약세 등으로 지수 방향성은 여전히 아래를 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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