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해결사' 떠밀리는 우리금융…인터넷銀 취지 퇴색
금융당국 "케이뱅크 적기시정조치 가기 전 주주들이 해결책 찾을 것"
압박받는 우리금융…우리銀, 케이뱅크 지분 15% 넘기면 우리금융 자회사 편입 수순
'메기' 역할 인터넷銀 도입 취지 퇴색…우리금융 "지분율 따라 추가 자본 넣을 수 있지만 지분 확대 어렵다"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KT가 자금난에 빠진 케이뱅크의 대주주가 될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우리금융지주가 고심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우리금융이 케이뱅크를 자회사로 둬야 하는 지경까지 떠밀릴 수 있어서다. 기존 은행에 금융혁신의 '메기' 역할을 하라고 도입한 인터넷전문은행의 취지가 퇴색될 위기에 처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우선 케이뱅크 주요 주주들과 전환주 발행을 통해 412억원 규모의 증자를 실시하고, 향후 새로운 ICT 대주주를 찾을 때까지 지분율에 따라 자본을 추가 투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이번 증자가 이뤄지면 4000억원 가량 대출 여력이 생기고,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 문제 없이 5~6개월간 여신 업무를 할 수 있다"며 "그 기간 동안 새 대주주를 찾고 필요하면 케이뱅크 정상화를 위해 보통주를 발행, 지분율만큼 자본을 추가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KT(보통주 기준 지분율 10%)와 우리은행(13.79%), NH투자증권(10%), IMM(9.99%), 한화생명(7.32%) 등 주요 주주들 대부분이 412억원 증자에 협의했다. 문제는 증자 이후다. 인터넷은행 사업의 실익이 크지 않고, 케이뱅크의 경쟁력도 뒤쳐져 새 대주주를 찾기가 쉽지 않다.
현재 케이뱅크의 BIS 비율은 11% 안팎이다. 시중은행은 올해는 8%, 내년부터는 10.5% 이상으로 이 비율을 맞춰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를 받고 당국의 관리 하에 들어간다. 지주사 출범 후 비은행 계열사 인수ㆍ합병(M&A)을 추진하는 우리금융으로서는 당국의 인허가 심사시 결격 사유가 될 수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케이뱅크가 적기시정조치까지 가기 전에 주주들이 잘 협의해 해결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사실상 우리은행에 '해결사' 역할을 요구하는 것으로 본다. 케이뱅크 지분을 늘리고 자본을 넣으라는 뜻 아니겠느냐는 해석이다.
우리금융은 지분 확대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케이뱅크 지분율이 15%를 넘기면 우리금융이 우리은행 이어 케이뱅크까지 자회사로 편입해야 하는 수순을 강제로 밟게 되기 때문이다. 은행법과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르면 은행이 계열사 지분을 15% 이상 보유하면 지주사 자회사로 넘겨야 하고, 지주사는 또 자회사 지분을 최소 '50%+1주' 이상 보유해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우리금융이 우리은행과 케이뱅크 등 시중은행 2곳을 자회사로 두는 상황이 생긴다"며 "산업자본이 은행업에 진출해 기존 은행권에 메기 역할을 하라고 도입한 인터넷은행의 취지가 완전히 퇴색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리은행 입장에서 실익도,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편익도 기대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KT, 우리은행을 비롯한 주요 주주들의 고통 분담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KT가 경영진 파견 등 케이뱅크 경영 전반에 책임이 있는 만큼 대주주는 못되더라도 추가로 자본을 투입해야 한다"며 "우리은행을 비롯한 주요 주주들도 케이뱅크 경영 정상화를 위해 필요하면 추가 증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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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으로는 정부와 정치권이 인터넷은행 특례법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시 구체적 기준을 완화해 ICT 기업의 숨통을 터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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