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환율 장중 연고점…이주열 "불확실성 한층 커졌다"
금융경제상황 점검 회의…사흘 전 "불안해 할 상황 아니다"서 우려 커져
안전자산 달러 쏠림현상 심화…원달러 환율 급등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크게 불안해 할 상황은 아니다" →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 미중 무역협상 담판 결과를 앞두고 금융 시장이 요동치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우려도 짙어졌다. 이 총재는 10일 오전 7시30분 '금융ㆍ경제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국제금융시장 반응과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이 총재는 "미중 무역협상 관련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협상타결을 위한 양국간 노력이 계속 될 것이란 기대가 높은 만큼 차분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의에서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가격변수의 변동성도 확대됐다"며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주가가 하락하고 원달러환율이 상승했다"는 의견이 오갔다.
이날 이 총재의 발언은 사흘전보다 우려가 한층 커진 것이다. 지난 7일 회의에서 이 총재는 "미ㆍ중 무역분쟁 불확실성이 재부각 됐지만 현재 무역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크게 불안해 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평가했었다.
◆원달러 환율 2년 4개월만 최고치
이 총재의 경고 수위가 달라진 건 금융시장 상황에서 나타난 불안감 때문이다. 특히 원달러 환율의 경우 연일 최고치를 찍고 있다. 투자 심리가 약화되고 안전자산인 달러로 쏠림현상이 나타면서 원화가치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오전 10시 30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1180.0원을 기록했다. 이날 시가는 1178.0원이었지만 이내 1181.40원까지 치솟아 연고점을 갱신했다. 이는 2017년 1월 17일 장중고가인 1187.3원 이후 2년 4개월만에 최고치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시장은 미국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며 "그러나 아예 미중 협상이 결렬될 확률은 낮게 보고 있다. 관세를 인상하더라고 이후 미중간 기류가 중요한데 이에 대해 시장이 주목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 협상 더 꼬이면 韓 성장률 큰폭 후퇴
이날 협상 결과에 따라 시장 뿐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성장률도 충격을 피할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중국 경제가 타격을 입게됨에 따라 국내 수출, 투자, 소비가 얼마나 악영향을 입게 되느냐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대중국 수출 추이를 몇달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수출 감소세가 지속된다면 한국은행이 예상한 올해 상반기 2.3% 달성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대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고 전했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수출이 줄어들면 기업 투자, 민간 소비까지 꼬리를 물고 줄줄이 후퇴한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0.3%(전기대비)까지 떨어진 것도 세계 경기 둔화로 반도체 수출이 줄어들며 일어난 연쇄효과 탓이었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보호무역기조가 강화되면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더 위축될 확률도 높아진다는 게 한은 전망이다.
한은은 전날 '5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세계 교역 증가세가 크게 약화돼 올해 교역 신장률이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세계교역은 글로벌 보호무역기조 강화, 주요국의 투자관련 수입 수요 둔화 등으로 증가세가 크게 약화됐으며 당분간 교역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우리 경제의 높은 무역 의존도를 감안할 때 향후 세계교역 여건 변화에 더 유의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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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금융시장은 글로벌 경기둔화 가능성과 미중 무역협상 전개에 대한 민감도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며 "글로벌 경기둔화 가능성과 미중 무역협상 전개 등에 대한 시장 민감도가 높아진 만큼 향후 주요국 경제지표 움직임과 글로벌 통상여건 변화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데 유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글로벌 성장세가 급격하게 둔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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