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가스 붐 올라탄 롯데, '중화학 중심' 변신 가속도
美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 100만t 규모 에틸렌 공장 완공
[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철저한 현장 관리와 혁신적인 공정 도입으로 그렇게 힘들다는 미국 내 예정된 공기·비용내 준공을 마쳤다. 2030년까지 매출 50조 원 달성으로 화학업계 글로벌 7위 목표를 달성하겠다."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작은 도시 레이크찰스에서 한국 기업 최초로 롯데케미칼이 31억달러(약3조6000억원)을 투자해 건설한 에틸렌 생산 시설이 9일(현지시간) 완공돼 가동에 들어갔다.
텍사스 휴스턴 도심에서 동쪽으로 30분 정도 달리면 셰일가스의 본산지로 유명한 '몽벨뷰' 지역이다. 미국발 셰일가스 혁명의 메카인 이곳을 중심으로 인근 루이지애나주에 이르기까지 멕시코만을 따라 늪 지대 사이로 하루 높이 치솟은 굴뚝들이 늘어서 있다. 셰일가스를 활용하는 전세계 석유화학 기업의 공장들이다.
늪 지대 근처 레이크찰스 소재 102만㎡ 규모의 부지에 롯데케미칼이 거액을 투자해 100만t 규모의 에틸렌 생산 시설을 건설한 이유는 기존 원료인 나프타(납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상대적으로 값싼 가스 원료 사용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다. 셰일가스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에탄 가스를 사용해 생산한 에틸렌의 가격은 원유 부산물인 나프타보다 톤당 300~400달러(원유가 배럴당 64달러대 기준) 가량 더 싸다. 지정학적 위기 등 국제 정세나 산유국들의 변심으로 들쭉날쭉하는 유가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이번 루이지애나 공장 준공으로 안정적인 원가 경쟁력 구축ㆍ원료 및 생산기지 판매지역 다변화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가능해졌다는 게 롯데케미탈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번 공장 완공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롯데케미칼 최고경영진의 선견지명과 뚝심의 결과물이었다. 2010년대 초반 채굴 기술 발달로 생산량이 급증한 1차 셰일가스붐 당시 국내 타사들도 너도 나도 미국 공장 신설을 검토했다. 하지만 2014년부터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등의 증산에 따른 원유가 하락으로 셰일가스의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대부분이 투자 계획을 접었다.
최근 들어 국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대로 급등하고 중동ㆍ베네수엘라 등의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다시 글로벌 석유화학업계에선 2차 셰일가스 붐이 일고 있다. 실제 셰일가스 생산지인 미국 텍사스 일대에는 이미 2개의 글로벌 석유화학업체가 공장을 착공한 상태며, 5~6개의 업체들이 투자를 확정했거나 검토 중인 등 1차때 못지 않은 투자 열기가 일고 있다. 1차 셰일가스붐의 '막차'를 탔던 롯데케미칼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최고 경영진의 확고한 의지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 것이 적중했다.
공장 건설 비용ㆍ인건비를 절감할 경우 낮은 원자재비를 감안할 때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 였다. 신 회장은 1990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에 상무로 입사해 경영에 참여한 인연으로 석유화학 분야에 남다른 애정과 전문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은 2015년 우즈베키스탄 에틸렌 생산 공장(ECC)을 완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체적으로 프로젝트 매니지먼트(PM)을 수행해 비용 및 공기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주요 플랜트들을 모두 국내에서 분할 생산해 미국으로 실어 나른 후 현장에서 조립하는 공법을 택해 공기와 비용을 당초 계획대로 수행하는 데 성공했다. 황진구 롯데케미칼 USA 대표이사는 "미국에서 진행되는 메가 프로젝트 중 80% 안팎이 현장 관리 문제로 공기ㆍ비용을 초과했다는 통계가 있다"면서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력을 다루기가 가장 어려웠다. 현지에서 숙련된 노동력도 부족해 구하기 힘들었다"고 전했다.
이번 공장 완공ㆍ가동으로 직접 250명, 간접 2300명 등 2500명의 일자리가 창출된다. 공장 지분 12%를 보유한 현지 석유화학업체 웨스트레이크(Westlake)사가 물량 50%를 구매하도록 돼 있어 안정된 수요도 보장된다.
롯데그룹은 이번 루이지애나 에틸렌 공장 준공 등 최근 들어 석유화학 부문에 집중 투자해 그룹 주력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2015년 삼성정밀화학을 3조원에 인수한 후 같은 해 우즈베키스탄 ECC공장 완공, 2018년 말 말레이시아 타이탄 에틸렌 공장 및 국내 여수공장 증설, 대덕연구단지내 연구소 설립 등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업계 최초로 기후변화 관련 리스크 분석 및 대응을 위해 GEMS(Greenhouse Gas & Energy Management System)을 구축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석유 화학 분야의 매출 50조원, 순익 7조원대를 달성해 해당 분야 세계 7위권 업체로 도약한다는 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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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현 롯데그룹 화학BU장(사장)은 "동남아와 북미를 중심으로 글로벌 거점을 강화하는 한편 고부가 유도체 확장 등을 통해 글로벌 최고 화학기업을 향한 양적ㆍ질적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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