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 구로구청장, 어린이날 행사 축사 없애 박수 받은 사연?
이성 구청장, 어린이가 주인공인 날 축사 생략 제안...지역 정치인들 모두 흔쾌히 화답 무대인사로 대체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구로구(구청장 이성)가 4일 고척근린공원에서 제97회 어린이날 행사를 개최했다.
오전 10시30분 구구단합창단, 어린이난타, 합기도시범 등 사전 공연으로 시작된 이날 행사는 11시에 기념식으로 이어졌다.
기념식 시작과 함께 눈길을 끄는 장면이 발생했다. 당연히 내빈들의 축사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어린이들과 주민들 사이에서 갑자기 박수가 터졌다. 사회자가 “구로구 정치인들 참 대단하시다. 어린이들이 주인공인 행사를 만들기 위해 축사 시간을 없앴다”고 안내를 했기 때문이다.
이날 구로구 어린이날 기념식에서는 정치인들이 뜻을 모아 축사를 생략했다. 아이디어는 이성 구청장이 냈다.
이성 구청장은 “어린이를 위한 행사인데 더운 날씨에 긴 시간 축사가 이어지면 어린이들이 힘들어 할 수 있다”며 “정치인들의 뜻을 물어 축사를 없애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지역 정치인들도 흔쾌히 화답했다. 각 당 위원장, 시의원, 구의원 등 행사에 참석한 정치인들은 밝은 표정으로 축사 생략에 동의했다.
구로구는 대신 정치인들을 모두 무대 위로 올려 한꺼번에 주민들에게 인사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무대에 오른 정치인들은 어린이들 앞에서 당의 구분 없이 하나가 돼 활짝 웃는 얼굴로 인사했다.
이호대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구로2)은 “각종 행사장에서 축사를 하다보면 시간이 늘어져 미안한 마음이 생길 때가 있다”면서 “어린이들을 위해 아이디어를 낸 구청장님과 정치인들이 모두 한 마음이 돼 매우 기뻤다”고 전했다.
축사를 포기한 정치인들에게 주민들도 박수를 보냈다. 초등학교 3학년 딸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이진영씨는 “축사가 없다는 안내자의 멘트가 매우 인상적이고 참신했다”며 “어린이들 앞에서 화합된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여줘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사실 정치인들에게 본인의 이름과 얼굴을 알릴 수 있는 축사 시간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은 일. 특히 어린이날 행사는 부모님과 어린이들이 함께 모여 현 유권자, 미래 유권자를 모두 껴안을 수 있는 자리라 더욱 축사에 욕심이 나게 마련이다. 이날도 고척근린공원 행사장은 4000여명이 방문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축사를 포기한 정치인들이 빛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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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를 담당했던 이경애 아동청소년친화팀장은 “27도까지 올라가는 더운 날씨에 정치인들의 통 큰 양보로 기념식 행사시간이 30분 이상 줄어들었다”며 “아동친화도시를 추구하는 구로구에 딱 맞는 정치인들의 모습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정치인들의 양보와 화합으로 시작된 이날 행사는 백일장, 사생대회, 체험 부스, 청소년 어울림 마당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온종일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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