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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삼'의 화려한 부활…'추억' 먹는 손님과 인건비 줄인 사장의 '윈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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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트로 열풍에 추억의 냉동삼겹살 인기…유명 노포는 이미 '인싸' 성지
최근 신흥 전문점도 잇따라 오픈…이면엔 인건비 부담도 한 몫

을지로의 유명한 냉삼 전문점의 냉동삼겹살.

을지로의 유명한 냉삼 전문점의 냉동삼겹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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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올해 소비 키워드 중 하나는 '뉴트로(new-tro)'다. 새로움(new)+복고(retro)의 합성어로 옛 트렌드를 최신 것처럼 즐기는 것이다. 새로 문을 여는 카페와 음식점, 식당들은 복고풍 인테리어 일색이다. 식품, 패션에서도 단종됐던 제품이나 브랜드들이 재출시되고 있다. 과거 유행했던 패턴이나 촌스럽다며 소외받던 디자인들은 최신 트렌드가 됐다. 늙은이 취향으로 취급받던 것들이 어느새 '인싸(인사이더의 줄임말)'가 된 것이다.


먹거리도 뉴트로 일색이다. 요즘 힙스터들은 을지로, 종로, 퇴계로 안쪽 철공소 골목, 인쇄 공장, 골뱅이 골목 곳곳을 찾아 다닌다. 예전 것들을 박제해놓은 것 같은 신흥집들과 함께 노포들도 '핵인싸템'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최근 힙스터에게 냉삼(냉동삼겹살)은 외식메뉴 대세로 떠올랐다.

냉삼을 예전 대학생들이 먹던 얇게 말린 대패 삼겹살로 생각하면 안된다. 최상의 돼지 냉장육을 얼려 5㎜ 이하의 얇은 두께로 잘게 잘라 내놓는다. 서울 용산의 나리의 집이나 잠수교집, 을지로의 전주집, 문경식당 등이 요즘 힙스터들에게는 냉삼 성지다.


전문가들은 냉삼 열풍의 이유에 대해 추억과 함께 고품질의 육질도 한 몫했다고 봤다. 복고가 유행이어도 맛이 없으면 가지 않는게 진리. 실제 대부분의 냉삼 노포들은 신선한 고품질의 냉장육을 급냉시켜 그날 그날 육절기로 썰어 내고, 질감이 지켜지는 기한 내에 소비하는 것이 공통적이다.


최근 냉삼집이 우후죽순 생기는 데에는 뉴트로 열풍과 함께 인건비 부담도 한 몫했다는 시각이 있다. 요즘 삼겹살 트렌드가 두꺼운 통고기를 식당 직원이 구워주는 것인데 이는 기술을 가진 직원들이 투입되야 하고 이는 곧 인건비 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고객이 직접 구워먹기 때문에 인력 부담이 적은 것. 여기에 냉삼 특성상 회전율이 높은 것도 장점.

치솟는 삼겹살 가격이 냉삼의 열풍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있지만 냉삼의 인기는 지난해부터 시작됐다는 점을 보면 맞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냉장 삼겹살 소매가격은 최근 오름세다. 중국의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우려와 나들이철 수요가 겹쳐지며 가격이 오른 것.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일 기준 국산 냉장 삼겹살(100g) 소매 가격은 평균 1939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768원)보다 9.7% 올랐다. 한달 새에는 10.7% 상승했다. 반면 수입 냉동 삼겹살(100)은 993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7%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삼겹살 가격이 더욱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아프리카 돼지열병의 여파로 중국의 수입이 늘어나면서 올 1월부터 3월까지 수입량도 줄어들었다"며 "중국의 수입량이 계속 늘어난다면 5월에도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겨울철에 비해 나들이하기 좋아지는 시기가 다가오면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며 "5월에도 돼지고기 가격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복고풍 인기가 계속되면 냉삼의 열풍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누군가에게는 추억의 맛이고 누군가에겐 새로운 경험이 되는 냉삼의 인기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본다"면서 "최근 냉삼 전문점들이 생기고 있지만 차별화되지 않으면 성공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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