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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비밀조직 지켜" vs 심재철 "진실 왜곡" 진술서 공방

최종수정 2019.05.03 08:48 기사입력 2019.05.03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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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심재철 80년대 학생운동 시절 '진술서' 공방
유시민 "감출 것 다 감췄고, 부인할 것 다 부인해"
심재철 "사적 대화까지 진술, 신군부 눈 귀 밝혀줘"

'진술서를 말할레오' 영상에 출연 중인 유시민 이사장

'진술서를 말할레오' 영상에 출연 중인 유시민 이사장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1980년 유시민의 진술서가 77명의 민주화운동 인사를 겨눈 칼이 됐다'고 주장한 가운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이를 반박하고 나섰다.


유 이사장은 당시 진술서 작성 배경, 내용 등에 대해서 공개한 뒤, 당시 심 의원이 작성한 진술서 공개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심 의원은 '진실을 왜곡 하고 있다'면서 유 이사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1980년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 대의원회 의장이었던 유 이사장은 같은 대학 총학회장이던 심 의원과 농촌법학회에서 함께 활동했었다.


1일 유 이사장은 재단 유튜브 채널에 올린 '1980 서울의 봄, 진술서를 말할레오' 영상에서 "저는 그 진술서를 보면 잘 썼다고 생각한다. 감출 것은 다 감췄고, 부인할 것은 다 부인했다"며 "(진술서 작성 이후) 500명 가까운 수배자 명단이 발표됐는데 저희 비밀조직(서울대 농촌법학회) 구성원은 단 1명도 그 명단에 올라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유 이사장은 "그때 학생회장이나 대의원회 의장은 늘 잡혀간다는 것을 전제로 활동했다"며 "처음에 학생회 간부를 맡을 때 잡혀서 진술하게 되면 무엇을 감추고 무엇을 노출할지 이미 사전에 얘기됐다"고 거듭 강조했다.

진술서 작성 요령에 대해서는 "잡혀가면 첫째로 학내 비밀조직을 감춰야 한다“면서 ”우리는 총알받이로 올라온 사람들이다. 소속 써클과 비밀조직을 감추고 모든 일을 학생회에서 한 것으로 진술하도록 예정돼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번째로는 정치인들과 묶어 조작하는 것에 휘말리면 안 된다. 당시 김대중 야당 총재와는 절대 얽히면 안 됐다"고 말했다.


당시 작성한 진술 내용 중 주요 인물에 대해서는 "계엄사 합동수사부에서 쓴 진술서에 신계륜(당시 고려대 학생회장), 이해찬(당시 서울대 복학생협의회장) 등 (당국이) 다 아는 것만 썼다. 다른 내용도 비밀이 아닌 별 가치 없는 진술이었다"며 "김대중 총재의 조종을 받아 시위했다는 진술을 계속 요구받았지만 알지 못한다고 버텼다"고 주장했다.


또 심 의원이 공개한 진술서에 대해 "7월 이후에 쓴 것으로 추측된다"며 "여러 관련자가 한 허위 진술 등이 각각 영향을 미치면서 만든 진술서라 쓴 사람이 그것을 최초 진술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진술서라는 게 변호인을 대동하고 가서 '묵비권을 행사하겠다'는 식이 아니다. 제가 임의로 쓴 것은 하나도 없다. 두들겨 패니까 쓴 것"이라며 "말을 안 했다가 들키거나 사실이 아닌데 어쩔 수 없이 써야만 하는 내용을 쓴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이사장은 당시 심 의원이 작성한 진술서 공개를 촉구했다. 유 이사장은 "심 의원이 본인의 진술서를 공개해봤으면 한다.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사건 당시 군사법정에 제출된 심 의원의 자필 진술서와 진술조서, 법정 발언을 날짜순으로 다 공개해보면 제 진술서에 나온 내용이 누구 진술서에 제일 먼저 나왔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사진=연합뉴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사진=연합뉴스



"다시 한 번 진실 왜곡해…유시민 진술로 이해찬 공소 중요 증거"

이에 대해 심 의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5월 1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를 통해 다시 한 번 진실을 왜곡하는 예능의 재능을 발휘했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본 의원의 유죄의 핵심증거로 재판부에 제출된 유시민의 합수부 진술서는 본인이 체포(6월 30일)되기 전인 6월 11일과 6월 12일에 작성됐다"며 "유시민은 학생운동권 상세 지도와 같았던 그의 진술서에서 총학생회장단이나 학생지도부 외에 복학생 등 여타 관련자와의 사적 대화까지 상세하게 진술해 수사초기 신군부의 눈과 귀를 밝혀준 셈이 됐다"고 재차 지적했다.


이어 "그의 진술 탓인지 1980년 6월 11일자 유시민 진술서에 언급된 77명 중 미체포자 18명이 6월 17일 지명수배되었고 이 중 체포된 복학생 중 일부는 이해찬에 대한 공소사실의 중요 증거가 되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20일 유 이사장은 KBS 예능 프로그램 '대화의 희열2'에 출연해 "뜻밖의 글쓰기 재능을 발견한 곳이 합수부"라며 "(진술서를 쓸 때) 누구를 붙잡는 데 필요한 정보와 우리 학생회가 아닌 다른 비밀 조직은 노출 안 시키면서 모든 일이 학생회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썼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틀 뒤인 지난달 22일, 심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 이사장이 당시 작성한 자필 진술서 내용을 공개하고 "스물한 살 재기 넘치는 청년의 90쪽 자필 진술서가 다른 민주화 인사 77명의 목을 겨누는 칼이 되었고, 이 중 3명은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의 24인 피의자가 됐다"고 주장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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