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론 공방' 인천상륙작전 피해주민 지원 조례 통과
69년만에 월미도 피해주민 생활안정자금 지원
한국당 "인천상륙작전 역사적 의미 폄하" 반발
인천시의회 "지방자치법 근거한 주민 복지증진"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상륙작전 때 피해를 본 인천 월미도 주민들에 대한 지원이 69년만에 이뤄지게 됐다. 관련조례 추진 과정에서 '색깔론'이 일며 진통을 겪었지만 피해 주민들을 위한 최소한의 인도적 차원의 지원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인천시의회는 29일 본회의를 열어 '인천시 과거사 피해주민의 생활안정 지원 조례안'을 원안 가결했다.
조례안은 1950년 9월15일 인천상륙작전 당시 미군 폭격으로 숨진 월미도 민간인 희생자의 유족이나 피해 당사자에게 인천시가 생활안정자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원 대상자는 30명 이내로 1인당 월 20~30만원이며 연간 예산은 9000만원 정도다.
조례를 대표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병배 인천시의원은 "주민들이 70년 가까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었던 구조적 문제가 있었음에도 그동안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했다"며 "이번 조례는 전쟁 피해보상 성격이 아니라 지방자치법에 따른 최소한의 생활 안정자금 지원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격 이후 월미도 마을에는 미군이 주둔했고 철수 후에는 해군부대가 들어서면서 주민 접근이 허용되지 않았다. 2001년 해군 2함대가 평택으로 이전했지만 이곳은 다시 월미공원으로 바뀌었다. 포격 당시 피난을 떠났던 원주민들은 월미도 주변 판잣집을 떠돌며 생활했다.
한편 이번 지원 결정을 놓고 정치적 논란도 불거졌다. 자유한국당 측은 인천상륙작전의 역사적 의미를 깎아내리려는 시도라고 반발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22일 대변인 논평에서 "인천상륙작전의 역사적 의미를 깎아내리려는 시도이며 민주당의 얄팍한 정치적 술수"라며 "인천상륙작전으로 인한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면 전쟁을 일으켜 막대한 피해를 야기한 북한 정권에 대해 피해 배상을 청구해야 옳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소속 김진태 의원도 성명을 내고 "민주당이 다수인 인천시의회에서 피해보상 조례를 제정하는데, 그럼 동학혁명까지 보상하고 병자호란·임진왜란 피해까지 다 보상해 줄 거냐"며 며 "6·25로 인한 피해보상을 해 주려면 전 국민에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인천시의회는 2008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정부에 피해보상 방안을 강구하라고 권고했고, 지난해 8월 법제처 유권해석도 받아 조례 제정에 문제가 없다며 맞섰다.
또 민주당 의원이 다수인 인천시의회가 여당 입맛에 맞게 조례 제정을 추진한다는 자유한국당의 지적에 대해서도 "월미도 피해 주민에게 위령제 비용을 지원하는 조례가 2015년 9월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김정헌 시의원의 대표 발의로 제정됐고, 한국당 안상수 국회의원도 관련 특별법을 대표 발의해 놓은 상태"라며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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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미도귀향대책위원회와 인천 시민사회단체들도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상륙작전 당시 네이팜탄 폭격으로 마을 사람들 100명 이상이 죽었고, 목숨을 건진 사람들은 섬 밖에서 동냥질하면서 70년 가까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월미도 주민에게 최소한의 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하는 조례에 대해 '색깔론' 공방을 중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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