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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136> 식도의 남모르는 고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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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는 역류성 식도염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통계로도 많은 환자들이 확인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역류성 식도염 진료인원은 2011년 324만 명에서 2015년 401만 명으로 4년간 24.1%가 증가하였고, 78%가 50대 이상이었다. 인구가 우리나라의 6.5배인 미국의 환자 1천 5백만 명과 비교하면 단위 인구당 환자는 우리가 더 많은 편이다.


식도는 입에서 위까지 음식을 보내주는 음식물 관으로 식도 벽의 근육이 수축하거나 팽창(연동운동)해서 식도관을 따라 음식물을 아래로 이동시킨다. 식도의 양쪽 끝에는 조임근(괄약근)이라는 근육이 닫혀 있어서 음식물의 역류를 방지하며, 음식을 삼키는 동안에는 조임근이 열리기 때문에 음식이 위까지 통과할 수 있다.

음식이 혀의 뒷부분에 있는 인두로 들어오면 닫혀 있던 상부식도 조임근이 열려 음식이 식도로 들어오고, 곧바로 조임근이 닫혀서 음식이 역류하지 않게 한다. 음식이 식도관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 하부식도 조임근이 열려 음식이 위로 들어가고, 하부 조임근이 닫혀 음식과 위산이 역류되는 것을 방지한다.


흔히 역류성 식도염이라 부르는 위식도 역류질환(GERD)은 조임근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여 음식과 위산이 식도로 거꾸로 올라오는 질병이다. 위산의 역류가 자주 재발하여 만성화되면 식도의 점막이 손상되어 식도염이 생기고, 궤양이나 출혈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식도 협착이 발생할 수 있다. 흉골 뒤쪽의 가슴이 타는 듯한 가슴 쓰림을 느끼고, 시고 쓴 맛을 호소하기도 한다.


위식도 역류질환이 오랜 시간 지속되면 위산에 노출된 식도 점막 세포가 위 점막 세포와 같은 종류의 세포로 변질되는 바렛식도로 변하기도 하는데, 바렛식도의 일부는 식도암으로 진행된다. 합병증에는 식도 벽의 신경이 파괴되어 음식물을 삼키지 못하거나 음식물을 위로 보내지 못하는 이완불능증도 있다.

하부식도 조임근이 정상적으로 기능하면 위식도 역류질환은 생기지 않는다. 문제는 하부식도 조임근을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나쁜 생활습관에 있다. 말없이 열심히 일하는 식도의 고충을 덜어줄 수 있도록 식도가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위식도 역류질환을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며, 증상이 있으면 약물에 의존하려는 자세보다는 환경 개선에 더욱 힘써야 한다.


과식은 위산 역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위에서는 수축운동을 반복하여 음식물을 죽으로 만드는데, 위의 음식물 처리능력을 초과하여 음식을 먹으면 하부식도 조임근이 열려 위산이 역류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과식이 되풀이되면 과부하로 조임근의 기능이 약해진다. 특히 저녁식사의 과식이나 야식은 소화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잠자리에 들게 되므로 좋지 않다.


음식 가운데는 콜레스테롤이나 포화지방산이 많이 들어있는 육류나 유제품, 카페인이나 소금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 초콜릿, 박하, 탄산음료, 오렌지 주스, 음주와 흡연, 칼슘 길항제, 항히스타민제, 안정제와 같은 약물 등도 괄약근의 기능을 약화시켜 역류성 식도염의 원인이 되거나 악화시키므로 자제할 필요가 있다.


식음료 이외에 위의 내부 압력을 증가시키는 비만이나 임신, 복수, 식후에 눕거나 구부리는 자세도 역류성 식도염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식도암은 전체 암 발생자의 1.1%를 차지하여 환자 수는 많지 않지만, 5년 상대생존율이 췌장암과 폐암에 이어 간암과 비슷하여 사망률이 높다.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서 발견하기 어려운데, 진행되면 음식물을 삼키기 어렵고, 가슴의 통증과 체중감소가 나타난다. 원인은 역류성 식도염과 비슷하므로 생활습관을 개선하여 함께 예방하는 것이 좋다(생명이야기 108편 참조).


김재호 KB자산운용 상근감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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