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증권 사태 재발 방지법' 금소법…이번엔 국회 문턱 넘나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갈수록 복잡해지는 금융상품으로 소비자 입을 수 있는 피해를 막기 위해 도입하려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갈림길에 섰다. 7년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던 금소법이 이번에는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금소법은 다음달 1일 정무위 법안심사 1소위에서 최우선 법안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금소법은 2012년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이래로 7년간 국회 정무위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였다. 김기식 전 의원은 2016년 19대 임기를 마치면서 금소법을 통과시키지 못한 것을 가장 아쉬운 일로 꼽았다. 당시 김 전 의원은 "19대 국회 시절 가장 큰 사건중에 하나가 동양증권 사태였다"며 "불완전 판매로 4만명의 피해자가 발생했고 그로 인한 소송이 진행중이다. 금융상품이 다양화됐지만 금융소비자에 대한 보호자가 취약했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언급했다. 김 의원은 "금융 산업 발전을 위해 규제개혁이나 규제완화가 추진되는 게 맞지만 한편에서 다수의 투자자들이 피해가 가지 않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고 안타까워했었다.
20대 국회에서 금소법은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안, 박용진 민주당 의원안, 최운열 민주당 의원안, 이종걸 민주당 의원안, 정부안 등 모두 5개 법안이 발의됐다. 내년 총선 등 정치일정으로 인해 3월 임시국회를 넘길 경우 금소법 처리 가능성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금소법은 지난 18일 정무위 법안소위에서 본격 논의가 시작됐지만 당시 심사시간 부족 등으로 인해 법안 심의가 연기됐다. 여당의원들은 다음달 1일 법안소위에서 금소법을 매듭짓고 다음달 5일 정무위 전체회의에 의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여야 간 금소법 제정 취지에 대해서는 크게 이견이 없지만 주요 쟁점에 따라서는 정부와 개별 의원마다 이견이 크다. 정무위 관계자 등에 따르면 금소법의 주요 쟁점은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집단소송제 허용 여부 ▲입증책임 전환 범위 ▲금융소비자정책위원회 설치 여부 등 4가지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금융사가 악의적으로 불법행위를 저질러 소비자에게 손해를 입혔을 경우 소비자에게 실제 손해액보다 더 많은 손해배상을 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최운열 의원은 일반금융소비자의 손해에 대해 손해액의 최대 3배까지 징벌적 배상책임을 매기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종걸 의원은 피해가 광범위하여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금융회사의 수입액이 소비자피해를 현저히 상회하는 경우에 한해 최대 3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하는 안을 마련했다.
반면 법안소위에서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은 "과징금과 과태료 등이 부과되는만큼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위원회 역시 추후 도입하자는 입장이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법 통과 시) 위법계약의 해지권, 청약철회권 등 소비자 보호 장치가 대폭 강화된다"면서 "법 제정 이후에 효과 등을 보면서 중장기적으로 검토하자"고 밝혔다.
금융상품 판매 과정 등에서 발생한 위법 사실의 입증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에 관한 입증책임 문제도 의견 차이가 크다. 금융상품의 경우 복잡성과 자료 접근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위반 여부를 금융사가 입증하도록 하는 내용은데 적용범위가 핵심 쟁점이다. 금융위는 금융사에 입증책임을 부담지우는 요건이 제한적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은 저마다 약간식 다르지만 포괄적인 입증책임 전환 범위를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집단소송제 도입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유보적인 반면 박선숙ㆍ박용진ㆍ이종걸 의원안의 경우 집단소송을 인정해야 효율적 피해구제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금융위는 일단 타법 등 동향을 지켜보자며 유보적 입장을 밝힌 상태다.
금융소비자정책위원회 설치 여부도 논란이다. 금융위는 정부안을 통해 금융소비자 정책의 전반적인 정책 방향을 설계할 위원회를 금융위 산하에 설치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이학영ㆍ정태옥 의원 등은 법안소위를 통해 불필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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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법안소위 위원들은 정부안만 99쪽에 달할 정도로 길고 복잡해 다음달 1일 법안소위까지 법안에 대한 의견을 서면으로 정리한 뒤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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