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攻守 바뀐 미·중 무역전쟁…'反화웨이' 좌초vs보잉737 대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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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11월9일 중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이징 인민회의당에서 업계 지도자들과의 만남을 갖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행사장을 나서는 모습. 출처=연합뉴스

지난 2017년 11월9일 중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이징 인민회의당에서 업계 지도자들과의 만남을 갖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행사장을 나서는 모습.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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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 김봉수 특파원]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미ㆍ중 무역협상에서 최근 공ㆍ수가 뒤바뀐 양상이 펼쳐지고 있어 최종 협상 타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중국의 기술굴기를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대(對) 화웨이 공세가 주요 동맹국들의 이탈로 흔들리고 있는 와중에 중국은 보잉사의 737맥스 8 기종 추락사고를 계기로 반격의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동맹국들에 대한 화웨이 등 중국 정보통신업체들의 차세대 무선 네트워크 장비 사용을 막기 위한 캠페인이 사실상 좌초됐다고 보도했다. 영국과 독일, 인도, 아랍에미리트 등 대표적 미국의 동맹국들이 5G 네트워크 구축 과정에서 화웨이 장비 사용을 배제하자는 미국의 요구를 잇따라 거절했기 때문이다. 이들 국가는 미국 정부가 제기한 '중국 정부의 화웨이 장비를 통한 스파이 행위' 주장에 대해 "보안상의 위험은 면밀한 조사에 의해 관리될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NYT는 "중국의 경제ㆍ기술적 야망을 억제하고 차세대 인터넷 기술에서 핵심 역할을 하려 하는 것을 멈추게 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노력이 타격을 받게 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이 때문에 미국 기업의 화웨이 장비 사용을 제한하는 것은 물론 이들 기업에 화웨이에 대한 수출을 금지하는 새로운 행정명령도 검토하는 등 대응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마이크 로저스 전 미 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은 NYT에 "(미국의 노력은)아슬아슬해 보인다. 우리는 활주로 바깥을 질주하고 있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화웨이의 스파이 의혹에 대한 미국의 주장은 근거가 부족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NYT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유럽과 아시아 관리들은 최근 개인적으로 미국 정부가 동맹국들에 중국 정부가 어떻게 화웨이를 이용해 정보를 훔쳤는지를 보여주는 어떤 기밀 정보도 공유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화웨이의 네트워크 남용에 대해 실제적 사실을 제시한 미국 관리는 없었다"는 한 유럽 통신사 고위 임원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미국과 달리 유럽의 무선 네트워크 장비 시장이 화웨이 장비에 대해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한 원인이다. 보다폰, 도이치텔레콤 등 유럽의 대형 통신사들이 광범위하게 화웨이의 장비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를 금지할 경우 유럽 지역에서의 5G 도입이 지연되고 더 비싸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중국은 미국 제조업의 상징인 보잉의 잇따른 비행기 추락사고를 계기로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11일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보잉 737맥스 8 기종이 추락한 직후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안전성 위협을 이유로 해당 기종의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관영언론인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보잉사를 강력 비난하면서 여론몰이에 나서기도 했다. 이후 대부분 국가가 운항 중단 대열에 합류하면서 결국 지난 13일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해당 기종 긴급 운항 금지명령을 이끌어냈다.


일각에서는 화웨이와 보잉이라는 미ㆍ중 대표 기업 사례를 통해 미국이 여전히 전 세계에 압도적인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 역시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성장한 경제력을 기반으로 유럽ㆍ아시아 등에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같은 일련의 상황은 미ㆍ중 무역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보잉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긴급명령은 그동안 항공 안전에서 세계를 주도해온 미국에 입장에선 독특한 사례"라며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의 현실에서 그의 입장 번복은 '각성의 순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추구하며 전 세계 각국을 압박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전략이 먹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뉴욕 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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