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북미 관계 경색 장기화 조짐에 靑 "남북이 대화할 차례"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하노이 노딜’ 이후 경색된 북·미 관계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청와대가 난감한 상황이다.


미국이 일괄타결식 ‘빅딜’을 주장하면서 북한을 압박하고 북한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을 내세워 협상 중단과 미사일 실험 재개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한국이 중재할 틈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청와대는 북한과 먼저 대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휴일인 17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작년 초에는 한국이 북·미 간 대화를 견인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6·12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대화를 견인했다. 이제 남북 간 대화할 차례가 아닌가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대화의 궤도에서 이탈하는 것을 막으면서 북한의 의도를 파악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북한이 더 큰 타격을 입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고위 관계자는 "북한 입장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60시간 기차를 이용해 갔다가 빈손으로 귀국한 것에 대해 많은 정치적 어려움이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반면 미국에 대해서는 “실(失)보다 득(得)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국내 정치에서 부담이 없는 것으로 보이며 오히려 정치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청와대 내부 판단을 전했다.


청와대는 김 위원장을 우회적으로 지원하는 방법으로 기존에 약속한 남북협력 사업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고위관계자는 "비무장지대 내의 모든 GP(감시초소)의 철수, 공동 유해발굴, 한강하구의 민간선박의 자유항해 등을 연내에 본격 실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남북 간 대화’ 재개를 위해 문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거나 대북 특사를 파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지난 12일 관훈토론회에서 “하노이 회담의 무산 원인을 자세히 분석하고 실무급에 북한과 미국의 요구 사항을 점검한 뒤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간 대화를 통해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적 비핵화’와 미국이 고수하는 ‘빅딜’의 접점을 찾겠다는 구상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올 오어 너싱(all or nothing·전부 아니면 전무)’ 전략에 대해선 재고할 필요가 있다”며 “비핵화 협상을 해나가는 데 관성적인 대북협상 프레임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포괄적 목표 달성을 위한 로드맵에 합의하도록 견인해 나가고 그 바탕 위에서 스몰딜, 빅딜이 아니라 ‘굿 이너프 딜(good enough deal·충분한 수준의 합의)’로 만들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북한이 수용하겠다고 밝힌 영변 핵 폐기에 더해 ‘알파’를 얻는 대신에 일정 수준의 제재 완화는 해주는 게 필요하다는 견해로 해석된다.


영변을 포함한 전체 핵시설 폐기는 물론이고 미사일과 무기 시스템,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를 모두 폐기해야 한다는 미국 정부의 '빅딜' 주장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일시에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북한의) 살라미 전술은 충분히 경계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미 간 ‘엇박자’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국내이슈

  •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해외이슈

  •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포토PICK

  •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