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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17번홀'…"올해는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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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그래스TPC 최대 승부처, 해마다 평균 46.9개 공 수장 "아일랜드 홀에 바람, 구름 갤러리 중압감"

최경주가 2011년 더플레이어스 최종일 연장 첫번째 홀인 17번홀에서 '우승 파'를 솎아낸 뒤 환호하는 장면(왼쪽)과 타이거 우즈가 지난해 17번홀에서 티 샷이 물에 빠지자 실망하고 있는 모습.

최경주가 2011년 더플레이어스 최종일 연장 첫번째 홀인 17번홀에서 '우승 파'를 솎아낸 뒤 환호하는 장면(왼쪽)과 타이거 우즈가 지난해 17번홀에서 티 샷이 물에 빠지자 실망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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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오직 신(神)만이 결과를 알 수 있다."


'탱크' 최경주(49ㆍSK텔레콤)는 2011년 '제5의 메이저' 더플레이어스챔피언십을 제패했다. 마지막날 2언더파를 작성해 데이비드 톰스(미국)와 동타를 만든 뒤 연장 첫번째 홀인 17번홀(파3)에서 '우승 파'를 솎아내 극적인 역전우승을 일궈냈다. 17번홀이 바로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 소그래스TPC(파72ㆍ7189야드)의 최대 승부처다. 올해는 14일 밤(한국시간) 대장정에 돌입한다.

최경주는 당시 "주위가 온통 호수라 부담이 컸다"며 "연장전에서 티 샷을 준비하면서 그린 중앙을 타깃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전장이 137야드에 불과한 파3홀이라는 게 아이러니다. 9번 아이언으로 공략이 충분하지만 아일랜드 그린이라는 게 문제다. 샷이 조금만 빗나가도 워터해저드로 날아가 더블보기라는 치명타로 직결된다. '죽음의 홀'이라는 악명이 붙은 이유다.


실제 지난 15년 동안 평균 46.9개의 공이 수장됐다. '부활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 역시 지난해 최종 4라운드 이 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해 막판 우승 진군에 제동이 걸렸다. 샌드웨지 샷이 짧아 물에 빠졌고, 드롭 존으로 이동해 가까스로 '온 그린'에 성공했지만 3m 보기 퍼트마저 놓쳤다. 우즈는 "공이 잘 날아가다가 갑자기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다"고 입맛을 다셨다.


'제5의 메이저' 더플레이어스챔피언십의 최대 승부처 17번홀 그린 전경.

'제5의 메이저' 더플레이어스챔피언십의 최대 승부처 17번홀 그린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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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은 시시각각 방향을 바꾸는 바람과 홀을 가득 메운 '구름 갤러리'의 환호, 여기에 우승에 대한 중압감까지 더해져 평소의 리듬과 템포를 잊는다. 예상 밖의 어이없는 샷이 속출하는 출발점이다. 션 오헤어(미국)가 대표적인 '희생양'이다. 2007년 최종일 1타 차 선두를 달리다가 공이 두 차례나 호수로 직행하며 4타를 까먹어 결국 필 미켈슨(미국)에게 우승컵을 상납했다.

'17번홀의 저주'는 2008년 폴 고이도스(미국)로 이어진다.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와의 연장전에서 티 샷 미스로 분패했다. 가르시아가 5년이 흐른 2013년 4오버파로 똑같이 자멸해 타이거 우즈(미국)에게 패했다는 게 흥미롭다. 러셀 녹스(스코틀랜드)는 2016년 세 차례나 공이 물에 빠지면서 6오버파 9타(섹튜플 보기)라는 참담한 스코어를 작성했다. "그린이 동전처럼 작아 보였다"고 했다.


PGA투어는 2014년 이 대회 연장전을 16~18홀 등 3개 홀 합산으로 변경하면서 여기서도 승부가 나지 않으면 서든데스를 마지막 18번홀이 아닌 17번홀로 결정했다. 짜릿한 승부를 위해서다. 앞에는 '2온'이 가능한 16번홀(523야드), 뒤쪽은 왼쪽으로 휘어지는 어려운 18번홀(462야드)이 기다리고 있다. 3개 홀에서 최후의 승자가 탄생하는 셈이다. 16번홀 버디, 17, 18번홀은 파가 최상이다.


리키 파울러(미국)가 2015년 우승 당시 연장사투를 펼치는 과정에서 17번홀에서 3개의 버디를 쓸어 담았다는 게 놀랍다. 4라운드와 연장전, 서든데스까지 모조리 버디를 솎아냈다. 12번홀(파4)이 또 하나의 '명물'이다. 302야드짜리 '1온'이 가능한 시그니처홀로 조성했다. 그린 앞쪽은 대형 벙커, 왼쪽에는 연못을 바짝 붙여 함정을 가미했다. 18개 홀 모두 울트라 드와프 버뮤다 잔디를 단단하게 다진 '유리판 그린'이 변수로 작용한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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