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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직인 대의원 사양한 김정은…"실용·도전적 성향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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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결과 발표
김 위원장 이름 없어…선거 출마 않은 듯
전문가 "명예직은 사양하며 실용적 접근"
"어린 시절 서구유학, 정상국가에 대한 의지"


지난 2일 베트남 하노이를 찾았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로이터연합>

지난 2일 베트남 하노이를 찾았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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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지난 10일 치러진 북한 제14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당선자 명단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름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대의원을 겸직하지 않은 것은 북한 역사상 처음이다. 최고인민회의는 북한 '사회주의 헌법'상 최고주권기관으로, 남한의 의회와 유사한 기능을 한다. 김 위원장이 이번 선거에서 출마하지 않고 대의원직에 오르지 않은 배경이 주목된다.

이는 김 위원장의 실용주의적인 시각과, 과거의 관행과 차별화하려는 도전적 태도에 기인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연구기획본부장은 12일 "제14기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당선자 명단에 김 위원장의 이름이 빠진 것을 보면 김 위원장이 대의원직을 사양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북한에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직은 명예직에 해당하기 때문에 최고지도자가 반드시 대의원직을 겸직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최고지도자가 겸직하는 것을 당연시해온 대의원직을 김 위원장이 포기한 것은 그의 실용주의적이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그의 도전적인 태도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스위스 등 선진국에서 교육을 받으며 외국 문물을 익혀온 김 위원장의 실용적 접근은 다방면에 걸쳐서 확인된다.


지난 6일 제2차 전국 당 초급선전일꾼대회 참가자들에게 보낸 서한 내용이 대표적이다. 김 위원장은 여기서 종전 '최고지도자 우상화'의 중요한 원칙이었던 '신격화'를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김 위원장은 "수령은 인민과 동떨어져 있는 존재가 아니라"며 "수령의 혁명 활동과 풍모를 신비화하면 진실을 가리게 된다"거나, "선전자료를 비현실적이고 과장된 요란한 표현으로 분식"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2012년 등장하면서도 당 규약 등에서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과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신과 연결시키는 것을 반대한 바 있다.


내부의 어떤 치부도 체제 유지에 해롭다며 감추기만 하던 데서 제한적이나마 매체를 통해 문제점을 비판하는가 하면,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노동당과 내각 간부들을 질책하는 내용도 대내에 공개하기도 했다.


또한 김 위원장의 대의원직 사양은 그의 '정상국가' 행보와도 연결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가지도자가 사법·행정·입법 등 모든 분야에서 권력의 정점에 있는 '독재국가'의 이미지를 버리기 위해 의원직을 내려놓았다는 것이다. 한국과 미국 등 대부분 선진국 정치체제에서는 권력분립의 원칙에 따라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은 행정권력을 감시하는 국회의원이 아니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인원 교체 비율 <자료:통일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인원 교체 비율 <자료:통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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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중앙선거위원회가 12일 제14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당선자 687명의 명단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그 직후 조선중앙방송과 조선중앙TV가 전체 당선자 명단을 공개했지만 김 위원장의 이름은 포함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집권 후 처음 치른 2014년 3월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는 '111호 백두산선거구'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바 있다.


그동안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은 최고지도자의 당연직이었다. 1948년 북한의 제1기 대의원 선거가 실시된 이후 70년간 최고지도자가 대의원에 당선되지 않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김 주석은 1994년 사망 때까지 제1기에서 9기까지, 김 국방위원장은 후계자 시절이던 1982년 제7기 대의원에 당선된 후 2011년 사망 때까지 제12기 대의원을 역임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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