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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北美 동창리 오판했다간 한반도 재앙적 사태"(종합)

최종수정 2019.03.13 06:52 기사입력 2019.03.1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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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관훈토론회서 밝혀
"사소한 악수(惡手)가 상황을 재앙적으로 만들 수 있어"
"하노이 노딜, 북·미 쌍방의 귀책 크다"
"김정은, '섣부른 과신'으로 실수했다"
"노딜이지만 판 깨진 것 아냐…패닉 빠지지 말아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말하고 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말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12일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기지 재건 등의 움직임에 대해 "사소한 악수가 상황을 재앙적으로 만들 수 있다"면서 "북한과 미국 모두 서로 조심하면서 물밑접촉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동창리로 인한) 나비효과는 피해야 한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북한의 미사일 기지 재건이 북·미관계를 극단으로 몰고 갈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그는 북한과 미국이 서로 보다 현실적인 제안을 주고 받고,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대화 촉진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동창리를 비롯한 북한의 도발적 움직임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문 특보는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 '노딜'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분석했다.


먼저 김 위원장의 '섣부른 과신'을 지적했다. 문 특보는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처럼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서 영변 하나만 내어주고 많은 걸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문 특보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평양을 방문하던 때부터 미국은 비핵화의 점진적·병행적 접근을 통한 북핵 타결 메시지를 보내왔고 실무진도 거기에 기초해 안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미국이 갑자기 본 회담에 들어가서 '빅딜'을 하자고 나온 것"이라며 "협상의 판을 깬 건 미국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앞서 문 특보는 "협상 결렬에 미국의 책임이 더 크다"고 했지만 10여분 뒤 "쌍방에 귀책사유가 있다"면서 발언을 철회하기도 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북한이 제시한 영변 핵폐기에 대해 북미 양측의 값어치가 달랐다는 점도 결렬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문 특보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영변 핵시설이 북한 전체 핵능력의 몇 퍼센트를 차지하느냐를 놓고 논란이 많다"면서 "그러나 이번 문제와 관련해서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라고 본다"고 했다.


이어 "그는 영변을 네 차례 방문한 누구보다 북한 핵시설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고, 그는 영변을 북핵 능력의 70~80%를 차지하는 북한 핵의 심장이라고 표현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헤커 박사를 통해 영변 시설을 선제적으로 검증가능하게 영구폐기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특보는 남북·미 모두에서 '국내정치적' 요인이 북핵협상의 변수가 되어가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특히 2차 북·미정상회담 직전에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코언 청문회'가 열린 것을 거론했다. 미국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전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을 청문회에 세워 트럼프에 대한 폭로를 유도한 것을 말한다. 그는 "국내 정치가 상당히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고 그렇게 되면 (한반도 문제의) 예측이 더 어려워진다"면서 "이게 앞으로 걱정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담판 결렬 직후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영변 플러스 알파(+α)' 중 '알파'의 의미에 대해서는 "핵신고 리스트라기보다는 핵시설일 것"이라며 "영변만 갖고는 본 게임이 안 된다는 게 이번에 드러났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하노이 회담 결과를 두고 "'노딜(No Deal)'이지, 딜이 깨진 것은 아니다"라면서 "고통스러운 오디세이 같은 과정의 좌절일 뿐 하노이 회담이 실패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문 특보는 "서로 패닉 상태에 빠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미국은 일괄타결 아니면 (타결)하지 않겠다는 게 기본적 시각이고, 북한도 나름의 계산으로 영변핵시설 폐기 카드를 들고 나왔는데, 더 현실적 제안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너무 서두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대화가) 너무 딜레이되면 모멘텀을 잃는다"라면서 "북한과 미국이 대화 궤도에서 일탈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정인 특보 초청 관훈토론회 현장

문정인 특보 초청 관훈토론회 현장



문 특보는 현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한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이 끝나고 미국으로 돌아가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해 김 위원장을 만나서 설득을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소개하며 "(우리 정부가)북한이 대화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경제교류협력와 관련한 유연한 정책을 펼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오는 9월 유엔(UN) 총회 때 남북·미 3국정상회담 같은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이 북·미관계의 중재자의 역할보다는 북미대화의 "촉진자(facilitator)"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북핵 문제의 당사자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중재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문 특보는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현재로선 불투명하다고 했다. 문 특보는 "대화를 재개하고 서울 답방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방안은 개성공단과 금강산"이라면서 "그게 있으면 김 위원장도 서울을 답방해서 평양으로 선물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곤 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그는 "판문점 등에서 비공식 회동을 할 수는 있겠지만 현 시점에서 서울 답방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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