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공인중개사 자격이 없이 부동산 거래를 중개했다가 기소된 변호사의 항소심 재판에서 법원이 1심 판단을 뒤집고 유죄를 선고했다.


서울고법 형사7부(김대웅 부장판사)는 13일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공승배 변호사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1심과 달리 유죄 판단을 내리고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공 변호사는 재판 과정에서 "중개 보수를 받고 중개업을 할 때만 중개행위인데 중개 행위는 무료로 했고 법률 사무에 대해서만 보수를 지급받았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거래 약관에 보수는 법률 사무의 대가이며 매매 임대 상대를 알선한 데 대한 대가는 '0원'이라고 돼있는 점은 맞다"면서도 "그러나 피고인이 거래 당사자로부터 받은 보수는 명목 여하를 불문하고 법률 사무가 수반된 중개 행위를 하고 받은 대가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순수하게 법률 자문 역할만 한 건 아니고 거래 조건을 조율하는 등 중개 행위에 해당하는 업무 수행을 했고, 따라서 보수 전액을 법률 자문 대가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이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트러스트 부동산'이라는 명칭과 함께 '최고의 부동산 거래 전문가', '합리적 중개 수수료', 첫 번째로 택한 건 부동산 중개다'라는 문구를 기재하고 거래 목적물 정보를 상세하게 기재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일반인 입장에서는 피고인을 공인중개사 또는 개업 공인중개사라고 오인할 여지가 충분하고, 공인중개사법이 금지하는 유사명칭 상호 금지를 위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법률 전문가인 피고인이 의뢰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았고 의뢰인 입장에서는 금전적으로 이익이 되는 부분도 있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공 변호사는 2015년 12월부터 무자격 상태로 '트러스트 부동산'을 열어 서비스를 했다. 공 변호사는 기존 공인중개사 서비스 비용보다 저렴한 '최대 99만원'의 비용을 내세워 영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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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협회는 "부동산 중개업무는 공인중개사 고유의 영역"이라며 공 변호사를 경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지난해 7월 공 변호사를 재판에 넘겼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공 변호사는 "범죄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 선고를 받았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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