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산지·임산물 주민들에게 양여 ‘사람 중심 산림경영’…잣·고로쇠 나무 등 심어 지역 소득창출·산지보호 동시에

[아시아경제(홍천) 정일웅 기자] “남의 눈치 안보고 산에서 임산물을 채취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마을 주민들의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경제적인 효과는 덤이구요.” 지난 8일 강원도 홍천군 풍천리 소재 잣 생산공장에서 만난 이광영(61·사진) 씨의 입가에 엷은 미소가 번졌다.


홍천군 가리산 일대에는 잣나무가 무성하다. 잣나무는 추위에 강하고 고산지대에서 잘 자라는 까닭에 강원도에 가장 적합한 수종으로 꼽힌다. 잣나무에서 나오는 잣은 시중에서 1㎏당 5만원에 팔려 임업인들에게 효자상품이다.

반면 가리산 일대는 국유림으로 일반인의 임산물 채취가 제한된다. 국유림의 경우 허가를 받은 지역 주민들에게만 채취가 허용되고 이를 통해 얻어지는 수익도 국가 30%, 주민 70%의 비율로 배분돼 왔다.


이 씨는 “가리산 일대의 잣나무는 일제강점기 때 식재돼 지역 주민 사이에선 암묵적으로 ‘어릴 적부터 보고자란 마을 소유의 재산’이라는 인식이 있었다"며 "그런데 국가가 산에 있는 임산물 채취를 제한하고 채취한 임산물의 소득액 일부를 가져가니 주민들 입장에서는 마뜩찮았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2013년 가리산 일대가 '선도 산림경영단지'로 지정·운영되면서부터 상황은 달라졌다. 까다로웠던 국유림의 임산물 채취가 쉬워지고 수익을 나누는 비율도 종전 7대 3에서 9대 1로 주민들에게 유리해진 것이다.


이는 산림청이 선도 산림경영단지의 운영 가치를 '사람을 우선한 산림경영'에 두고 산지와 임산물(채취 권한)을 주민들에게 양여, 소득창출과 산지보호 역할을 동시에 맡긴 부가적 효과다.


지난해 산림청 홍천국유림관리소는 관내 성산리 외 3개 마을에 국유림 794.9㏊를 양여해 총 5만7879㎏의 잣을 채취토록 하고 5788㎏(국가재산)을 제외한 5만2091㎏을 잣 채취 마을 주민들에게 양여함으로써 총 3억6700여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게 했다.


같은 방식으로 2013년~2017년 가리산 일대 마을 주민들이 얻어간 잣 소득은 12억8700여만원에 이른다.


또 지역에서 생산된 임산물(잣)을 집하·상품화 할 수 있도록 유통경로도 개선됐다. 현재 지역에서의 잣 유통은 홍천군 소재 9개 잣 생산업체가 주로 맡고 있다.


이 씨는 “현재 홍천 풍천리에선 총 가구의 30~40%가 잣 채취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농사일과 잣 채취를 병행하는 가구가 있는가 하면 일부는 잣 채취에 전념해 1년 농사를 대신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임산물을 통해 고소득을 올릴 수 있고 마을 주민들이 떳떳하게 산림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선도 산림경영단지의 운영방식이 지역 주민들의 생활 개선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리산 선도 산림경영단지의 운영 주체인 홍천국유림관리소는 현재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잣 외에도 고로쇠, 블랙초크베리, 돌배, 개복숭아 나무 등을 다량 식재함으로써 지역 주민들과 연계한 마을 공동체 사업의 연속성을 유지하기도 한다.


홍천국유림관리소 이용은 선도 산림경영팀장은 “홍천국유림관리소는 수령이 적정화된 나무를 벌목하고 그 자리에 주민들이 원하는 특화수종을 선별적으로 식재, 미래 소득원을 준비하고 있다"며 "벌목한 나무는 목재로 가공해 별도의 수익원을 창출하고 새로 식재된 나무는 향후 마을 공동체를 통한 순환경제의 기틀로 활용해 '사람 중심의 산림경영'을 이어간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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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특화수종 조림지(국유림)의 전담 조직으로 ‘사회적 경제 공동체’를 구성, 특용수 관리에 내실을 꾀함으로써 지역 주민의 소득을 증대하고 종국에서는 해당 마을이 가리산 선도 산림경영단지의 '산촌거점권역'으로 성장할 수 있게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홍천=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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