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식이면 朴대통령과 뭐가 다른데..."…위협받는 野 정당 민주주의
지도부, 대선 유력주자 등 독단적 의사결정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이런 식이면 박근혜 대통령이랑 뭐가 다른 건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정부와 여당이 민주주의가 위기라는 겪고 있다는 지적들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야당 역시 특정 소수 권력자의 전횡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우려도 역시 나온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양쪽 모두에서 제기되는 비판의 목소리다.
민주당은 14일 추미애 대표가 당은 물론 다른 야당과 사전 상의 없이 추진한 '영수회담' 제안으로 홍역을 앓았다. 제안은 언론에 공개된 지 12시간 만에 당 소속들의 거센 반발 속에 철회됐다. 앞서 추 대표는 추석을 앞두고 전두환 전 대통령 예방계획을 세웠다가 당과 여론의 거센 저항에 직면해 면담 일자와 시간을 정해놓고도 취소했다. 영수회담을 두고서도 같은 일들이 반복되자 민주당은 벌집을 쑤셔 놓은 형국이다.
민주당 구성원과 국민의당 등 야당이 가장 반발한 부분은 사전에 아무런 상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결정했다는 대목이다. 추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은 지도부 가운데서도 극소수의 인사만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민주당이 최순실게이트에 대한 정국 대응방향을 두고서 며칠에 걸쳐 의원총회를 거듭하며 당론을 정한 데 반해, 정국 분수령 역할이 될 영수회담 제안은 극소수와의 협의만 거쳐 추진됐다다. 더욱이 영수회담 추진 결정 등이 최고위원회 등 당내 조직기구가 아닌 비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조율되고 추진됐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당내에서는 이런 식이면 '박근혜당'이랑 무슨 차이가 있냐고 자조가 나왔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한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어떻게 그렇게 똑같은 제1야당 대표와 대통령이 있는가"라며 "이 나라는 참 불행하다, 그런 생각을 했다"고 개탄했다.
사정은 국민의당도 매한가지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역시 '박 대통령과 다르지 않다'는 비판에 최근 휩싸였다. 국민의당 차기 지도부 선출까지 당을 이끌 비상대책위원장 협의 과정에서 안 전 대표 역시 당의 '대주주'와 같은 독단적 행보를 보였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지난달 28일 비대위원장 선출에 앞서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은 오랜 조율을 거쳐 김동철 의원을 추대하는 쪽으로 내부협의를 마쳤었다. 하지만 이 같은 결정은 안 전 대표가 김병준 국민대 교수 카드를 불쑥 제시하면서 뒤틀렸다. 당내 의견이 김 의원 추대 쪽으로 모였음에도 불구하고 안 전 대표는 김 교수를 만나 비대위원장 수용 의사를 물었고, 수락 의사를 확인한 뒤 이를 밀어붙인 것이다. 호남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안 전 대표와 박 대통령이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온건한 성향의 한 당직자조차 "이런 식으로 할 거면 차라리 일찍이라도 결정을 해줬어야지 교통정리가 다 끝났는데 이제 와서 하면 어떡하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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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김 의원을 추대하려는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의원과 김 교수를 추대하려는 의원들 사이에 전운이 감돌기도 했다. 이 문제가 크게 터지지 않았던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박 대통령 덕분이다. 김 교수를 황교안 총리의 후임으로 박 대통령이 지명했기 때문이다. 김 교수가 총리 내정자직을 수락해 머쓱해진 안 전 대표 쪽에서 후임 비대위원장을 내지 못하면서 당내 논란은 크게 불거지지 않은 채 무마됐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세상의 관심이 박 대통령과 여당에만 쏠려 있지만, 야당 역시 의사결정이나 운영 방식 등을 살펴보면 민주 정당이 맞나 의심케 하는 대목이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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