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예금 비중 가계예금 앞질러…가계여윳돈→기업투자로 흘러가는 경제학 자금순환 공식 깨져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기업들이 번 돈을 투자하지 않고 은행에 맡겨두면서 자금 '부족'의 주체가 아닌 자금 '잉여'의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가계가 여윳돈을 은행에 넣으면 기업이 그 돈을 조달해 투자를 한다는 자금순환의 기본공식과는 다른 현상이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중 기업(비금융법인기업)의 자금부족 규모는 3조2000억원으로 1년전(4조3000억원)보다 1조1000억원 줄었다. 이 기간 가계의 자금잉여규모는 13조7000억원으로 1년전(25조8000억원)보다 12조1000억원 감소했다. 기업들이 투자에 주춤하면서 자금부족 규모는 줄어들고 있고 가계는 빚 부담으로 여윳돈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예금비중에서도 기업은 가계를 앞지르고 있다. 2016년 6월 말 예금은행의 법인예금 잔액이 626조7000억원으로 가계예금(571조5000억원)보다 많았다. 비중으로 따지면 법인예금이 52.3%였고, 가계예금은 47.7%에 그쳤다. 반면 10년전인 2005년말에는 가계예금 잔액은 318조원으로 56.6%의 비중을 기록, 법인예금 244조원(43.4%)을 압도했었다. 10년 새 가계와 법인의 예금잔액 비중이 뒤바뀐 것이다.
신 팀장은 "기업설비투자가 감소하면서 기업은 자금조달의 주체인 동시에 자금운용의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예금은행은 안정적인 자금조달원으로서 법인예금 기반을 확대하고 이를 위한 전략수립이 요구된다"고 진단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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