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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 확장 엔트리에도 이병규 포함 안해
팬들은 거세게 비난, 구단 "현장 판단 존중"
올해가 FA계약 마지막, 사실상 은퇴수순

이병규 [사진=김현민 기자]

이병규 [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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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김세영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이병규(42·9번)는 이대로 은퇴하나. 양상문 감독(55)은 왜 그토록 이병규의 1군 승격을 꺼릴까. 슈퍼스타의 은퇴를 재촉하는 듯한 양 감독의 태도에 전문가들은 의아해 하고, LG의 팬들은 감독과 구단을 싸잡아 비판하고 있다.

LG의 분위기는 흉흉하다. 이병규는 1일 오후 경기도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연세대학교와의 LG 2군 연습경기에 뛰지 않았다. 출전 선수 명단에 그의 이름이 없었다. 김동수 LG 2군 감독(48)은 "대학교와의 친선경기라 고참 선수들은 제외했다. 몸 상태는 이상이 없다. 오전 훈련을 정상적으로 마쳤다"고 했다. 그러나 이병규는 선수단 숙소에도 없었다. 코칭스태프들은 "훈련을 하고 집으로 갔다"고 했다.
경기는 갑작스런 폭우 때문에 2회에 중단됐다. 연습경기를 보러 간 백순길 LG 단장(59)은 팬들의 비난을 알고 있었다. 그는 "현장의 의견을 따를 뿐 뭐라 할 얘기가 없다"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다만 "나중에 잠실에서 얘기합시다"라고 했다. 그가 말하는 '잠실'이 구단사무실인지 경기장인지는 불분명했다. 김 감독도 회의가 있다며 경기장을 떠났다. 이날 발표한 1군 확대 엔트리에 포함될 선수를 정하는 자리였을 것이다.

이병규는 다섯 명이 추가된 1군 명단에 들지 못했다. "당장 (이병규를) 1군으로 부를 생각이 없다"던 양 감독의 공언대로였다. 양 감독은 올 시즌 이병규를 한 번도 1군 경기에 기용하지 않았다. LG 팬들은 분노하고 있다. 이병규가 퓨처스리그 마흔 여섯 경기에 나가 홈런 세 개 포함 타율 0.410, 29타점, OPS(장타율+출루율) 1.019로 활약한 결과를 들어 가을야구 경쟁이 뜨거운 지금 그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구단에서는 "현장(감독)의 판단과 선택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단장도 구단도, 이병규의 거취와 관련한 대화를 할 때는 하나같이 '민감한 문제'라고 했다. 김동수 2군 감독도 "1군 감독의 결정이다. (이병규) 선수의 미래도 걸린 문제라 굉장히 민감한 사안이다. 이병규와 6개월 동안 같이 있었지만 스스로도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병규가 올 시즌 끝내 2군에 머무른다면 은퇴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 2013년 LG와 자유계약선수(FA)로 3년 계약을 했다. 올해로 계약기간이 끝난다. LG 구단에서는 "이병규와 은퇴에 대해 어느 정도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그러면서 "감독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 이상 결정이 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많은 LG 팬들은 양 감독이 이병규를 더그아웃에 들이기를 두려워한다고 이해한다. 이병규를 감당할 자신이 없다는 것이다. 팀 재건(리빌딩)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실력 있는 노장을 폐기하고 신인으로 대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정성훈(36)과 박용택(37)이 1군에서 뛰고 있기에 양 감독의 주장에 모순이 있다고도 지적한다. 박용택도 2군으로 보내 보라는 것이다. 롯데 감독 시절 부산 야구의 상징인 박정태를 2군에 보낸 예를 들어 '레전드 킬러'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이병규는 LG의 상징이다. 1997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해 일본의 주니치에서 뛴 세 시즌(2007∼2009년)을 빼고는 줄곧 LG에서만 뛰었다. 신인왕, 골든글러브 일곱 번(외야 6회·지명 1회), 최다안타상 네 번(1999~2001년, 2005년)을 수상했다. 2013년 타격왕이다. LG에서 30-30클럽(1999년)을 달성한 선수는 이병규뿐이다. 후배 선수들 사이에 신망이 두터운, '큰 선수'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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