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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 아웃” LG 팬들, 인내심 한계 넘었다

최종수정 2016.07.29 09:22 기사입력 2016.07.28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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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간 위닝시리즈 한 번도 없어
지난주 퇴진 요구 현수막 걸려
리빌딩 선언했지만, 미래 불투명

잠실야구장을 가득 채운 야구팬들[사진=아시아경제DB]

잠실야구장을 가득 채운 야구팬들[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서울 야구팬’들이 화났다. 프로야구 서울 LG의 성적과 구단 운영에 모두 실망했다. 특히 양상문 LG 감독(55)에 대한 분노는 위험수위까지 치달았다. 급기야 LG의 홈인 잠실구장에 양 감독의 퇴진을 요구하는 현수막까지 등장했다.

지난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 LG는 3-14로 흠씬 두들겨 맞았다. 이 참패는 팬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경기 후반, 일부 LG 팬들이 외야에 현수막을 걸었다. 현수막에는 ‘트윈스를 좀먹는 양상문 아웃’ ‘양 감독, 더 이상 팀을 망치지 말고 떠나주세요’라고 쓰였다.
팬들이 성난 일차적인 이유는 물론 성적 때문이다. 27일 현재 8위(37승1무50패)로 처진 데다 9위 삼성에 반 경기, 10위 kt에 두 경기 차로 쫓기고 있다. 쫓긴다기보다는 스스로 내려가고 있다. 7월 한 달간 5승13패에 그쳤다. 경기 내용이 팬들을 만족시킬 수가 없다. 잦은 실책, 교체된 투수가 적시타를 맞고 핀치히터는 삼진을 당한다. 지난 6월 28일 KIA와의 광주 경기 이후 7회 연속 우세 3연전(3연전 중 2승 이상)이 없다. 28일에도 지면 8연속, 5주 연속이다.

LG팬들의 분노는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는 절망감 때문에 더욱 증폭되고 있다. 양 감독이 타깃이 되었다. 그는 2014시즌 초반 LG 사령탑에 부임해 그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이후에는 성과가 없다. 올 시즌에는 ‘리빌딩’을 선언했지만 팬들은 체감을 하지 못한다. 유망주로 꼽힌 선수들이 1, 2군을 왔다 갔다 하며 자신감을 잃는 일이 반복되었다. 팬들은 성장한 유망주가 몇 명이나 되냐고 묻는다. LG에서 키우지 못한 박병호(30·미네소타), 정의윤(30), 최승준(28·이상 SK)이 이적한 팀에서 펄펄 나는 모습을 보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한다. 정원희(45·서울 신림동)씨는 “양 감독의 리빌딩은 일관성이 없다. 성적으로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재능 있는 선수들을 지속적으로 기용하는 것도 아니다. 타 팀으로 이적해서 성장하는 선수들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고 했다.

LG의 팬들은 우승 횟수와 무관하게 명문구단의 팬이라는 자부심이 강하다. 서울 야구의 적자(嫡子)라는 자존심이 꼿꼿하다. 원년 팀 서울 청룡으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전통을 사랑한다. 야구에 대한 지식과 이해도 역시 뛰어난, 수준 높은 팬들이 관중석에 즐비하다. 팬들은 ‘유광점퍼’가 상징하는 가을 야구에 대한 구단의 약속과 비전을 원하지만 구단 측의 구체적인 노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태어날 때 이미 LG의 팬이었다는 채수호(24·서울 송파구)씨는 “구단 프런트도 문제다. 팀의 문제를 알면서 고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아예 시즌 성적에 대해 체념해 버린 팬도 있다. 7년째 LG팬이라는 정성훈(24·서울 송파구)씨는 “솔직히 LG의 전력이 상위권 팀들에 비해 많이 약하다고 생각한다. 1군 수준이 아닌 선수들도 있다. 감독이 바뀌어도 크게 나아지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민훈기 스포티비 해설위원(56)은 “리빌딩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것은 쉽지 않다. 감독이 외풍에 휩쓸릴 필요는 없지만, 우리 야구 풍토에서 감독들은 성적이 나지 않으면 조급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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