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기름밥 먹는 현대차, 코딩에 꽂혔다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업계 첫 해커톤 행사 열고 글로벌 기업들과 파트너십 맺고
제네시스 G90에 아마존 음성시스템 알렉사 탑재·시스코와 커넥티드카 개발…차량지능화사업부 신설, 미래자동차 시장 선점 나서

삼성동 JBK컨벤션 홀에서 열린 현대차의 해커톤 행사에 참여한 참가자들이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동 JBK컨벤션 홀에서 열린 현대차의 해커톤 행사에 참여한 참가자들이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23일 새벽 2시, 현대자동차 해커톤 행사가 열리는 삼성동 JBK 컨벤션은 불야성을 이뤘다. 대회 참가자들은 몰려 오는 졸음과 싸우며 코딩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잠을 이겨내느라 마신 커피만 수십 잔. 일부는 30분씩 쪽잠을 자기도 했다.

멘토로 참석한 현대차 관계자들도 참가자들과 함께 꼬박 밤을 새웠다. 멘토들은 참가자들의 질문에 답해 주고 개발 방향 등을 조언해 줬다. 자정까지 차량 통신 방법을 고민하던 한 팀은 "웹 기반으로 생각해 보라"는 멘토의 조언에 실마리를 잡았다.
'실리콘밸리식 끝장대회'로 불리는 해커톤은 '해킹'과 '마라톤'의 합성어다. 프로그램 개발자ㆍ설계자 등이 팀을 이뤄 마라톤처럼 쉼없이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이벤트다. 현대차그룹이 자동차와 통신을 결합한 '커넥티드카' 기술 발전을 위해 마련했다. 22일 오전 9시부터 23일 오후 3시까지 30시간 동안 진행된다. 제조 업체에서 해커톤을 개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의선 부회장의 아이디어로 해커톤 행사를 올해 처음 시작했다"며 "기름밥을 먹는 자동차가 해킹대회를 갖는 게 이례적으로 비치겠지만 자동차는 제조만큼이나 정보통신기술(ICT)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기름밥을 먹던' 현대차가 ICT에 꽂혔다. ICT 기업과의 협업도 부쩍 늘었다. 현대차는 아마존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한 제네시스 G80와 다음 달 판매 예정인 G90(국내명 EQ900)에 아마존의 음성비서 서비스인 알렉사를 탑재하는 내용이다. 자동차에 알렉사를 탑재하는 것은 제네시스가 처음이다. 덕분에 운전자들은 시동을 걸거나 에어컨을 작동하는 것을 음성으로 명령할 수 있다. 현대차와 아마존의 파트너십은 아마존 고객들에게 2017년형 엘란트라 차량의 시승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이어졌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4월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 기업인 시스코와 손잡고 커넥티드카 개발에 나섰다. 현대차는 시스코와 커넥티드카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차량 네트워크 기술'을 공동 개발한다. 차량 네트워크 기술은 커넥티드카의 차량 내부에서 이뤄지는 데이터의 송수신을 제어하는 것을 총칭한다. 양사는 기존 차량 네트워크 대비 획기적 속도의 대용량 데이터 송수신은 물론 차량 내 여러 장치들과 개별 통신ㆍ제어가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내부적으로는 관련 조직을 확대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차량 정보통신(IT)서비스 사업부를 확대 재편한 차량지능화사업부를 신설했다. 차량지능화사업부 수장은 삼성전자 출신의 황성호 부사장이 맡았다. 삼성전자 LSI사업부 M&C사업팀장을 역임한 뒤 2014년 현대차로 넘어와 차량 IT서비스사업부를 이끌어 왔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경력사원과 신입박사 채용을 통해 친환경차와 전자ㆍ제어ㆍ차량 IT 분야 인재도 확대했다.

현대차의 이 같은 행보는 미래자동차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미래 자동차시장의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기술 경쟁은 치열해졌다. 자동차 업체뿐 아니라 IT 업체까지 뛰어들면서 자동차과 IT의 결합은 거세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지난해 전 세계 양산차 업체 최초로 구글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안드로이드 오토'서비스를 탑재한 데 이어 이번에는 최초로 알렉사를 도입하는 등 IT와의 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면서 "미래차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한 만큼 현대차 역시 실리콘밸리와의 협업을 한층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