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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지배구조 개편, '5할'은 국회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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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서초사옥 전경. (출처 : 아시아경제 DB)

삼성 서초사옥 전경. (출처 : 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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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단 시간에 삼성그룹이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거나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고리를 끊기는 어렵다. 자회사 지분을 사들이기도 쉽지 않고 자금도 많이 들어간다. 무엇보다도 국회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가 관건이다."

삼성그룹 내 금융계열사들의 향방에 대한 19일 그룹 관계자의 설명은 '불확실'이라는 한마디로 귀결된다. 앞서 전일(18일) 삼성생명 은 금융계열사인 삼성증권 의 지분을 매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삼성그룹의 금융지주 설립 시나리오는 한발 더 전진했다. 하지만 금융지주 설립을 포함한 그룹 지배 구조 개편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많다. 그 중에서도 국회 법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19대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이 통과되지 못했던 만큼 삼성은 법안 통과 여부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사전작업을 진행 중이다.
◆금융지주사설립, 다음단계는 삼성전자지주 설립= 삼성그룹은 금융지주회사 설립이 필요하다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다만 과정이 복잡하다. 바로 비금융회사 지분 처리 문제 때문이다. 금융지주사 설립시 삼성생명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을 정리하고 1대 주주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현재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7.43%이며, 삼성전자의 2대 주주는 4.18%를 보유한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4.18%보다는 낮은 비율의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할 수 있도록 지분 처분이 필수적이다. 이 과정에서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은 계열사 지분을 총자산의 3% 넘게 보유할 수 없게 돼 삼성전자 지분을 3% 이상 팔아야 한다.

순환출자 고리 해소도 과제다. 현재 삼성은 ' 삼성물산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물산'의 순환출자 고리가 남아 있다. 이 고리를 끊으려면 삼성화재 가 삼성물산 지분 1.3%를 처분해야 한다. 공정거래법상 특정 대기업 계열사가 타 계열사의 자사주를 취득하면서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강화하는 것이 금지돼 있어서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해소하더라도 대전제인 ' 삼성전자 지배력 강화'를 지속하려면 결국 삼성전자 지주사 설립설이 동반될 수밖에 없다.

금융지주회사가 된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처분하면서도 지배력은 유지하려면, 계열사들이 삼성전자 지분을 받아줘야 한다. 삼성전자가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으로 분할하면 지분을 소화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이 과정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분율이 높은 삼성SDS의 역할도 주목된다. 삼성SDS는 현재 물류부문과 IT서비스부문의 분할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삼성SDS가 분할 후 1대주주인 삼성전자와 2대주주인 삼성물산이 지분을 섞어 삼성전자는 SDS의 IT서비스부문 지배력을 높이고 삼성물산은 물류BPO부문의 지배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각 사업부문의 시가총액을 높이면 결국 지분을 많이 보유한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도 확대된다.
◆중간금융지주회사법 통과 문제도= 이 모든 과정의 마무리는 삼성그룹이 가장 신경쓰고 있는 중간금융지주회사법 통과와 맞물린다. 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회사, 삼성물산과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일반지주회사가 수평적으로 연결돼 그룹 전체를 하나의 지주회사 체제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통과되지 않는다면 삼성 측은 금융계열사들과 비금융계열사들로 병렬 형식으로 가져갈 수밖에 없다. 삼성물산과 삼성생명과의 고리를 끊고 삼성물산-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일반지주회사 하나와 삼성생명 중심의 금융지주회사 하나로 사업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 이 경우 지분 해소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삼성그룹은 매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중간금융지주회사 법안이 통과되면 궁극적으로는 삼성물산과 삼성전자투자부문을 합병, 삼성물산이 금융지주회사는 물론이고 삼성전자사업회사 등 대부분의 회사 지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결국 1단계 금융지주회사 설립, 2단계 비금융회사를 중심으로 한 일반지주회사 설립, 3단계 중간금융지주회사 법안 통과로 인한 그룹 전체 지주회사화가 가능한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LG전자 역시 1999년 이후 3년에 걸쳐 전자와 화학 부문을 과도기적인 지주회사로 만들고, 두 지주회사를 하나로 묶어 최종 지주회사로 전환했다"며 "법안 통과가 남아있긴 하지만 삼성 역시 최종적으로는 LG와 비슷한 흐름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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