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비롯된 법조비리 수사 과정에서 면세점 입점 대가로 수억~수십억원의 금품을 받은 의혹이 불거졌다. 넥슨은 창업주인 김정주 대표의 대학 동기인 진경준 검사장이 자사의 비상장 주식을 샀다가 팔아 120억원이 넘는 차익을 챙기는 과정에서 수상쩍은 정황이 연이어 드러나고 있다.
롯데의 경우 대기업의 '폐쇄경영' '가족경영'의 어두운 면을 다시 보여준다. 롯데 측은 이번 일을 '개인비리'라고 강조하지만 신 이사장이 오너 일가인데다 롯데의 8개 계열사 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인 현실에서 그렇게 넘어갈 일이 아니다. 신동빈 회장이 경영권 분쟁 이후 여러 번 천명해 온 대로 가족(소유)ㆍ경영 분리, 그룹 투명성 개선 등의 원칙이 빈말이 되지 않으려면 고질을 도려내는 과감한 수술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넥슨의 경우는 마음을 더욱 착잡하게 한다.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등의 히트작을 터트리면서 한국 벤처업계의 성공 신화로 꼽혀 온 넥슨은 기술에서의 혁신과 함께 기업문화나 의사결정 구조에서도 새로운 모범을 제시해 줄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해 왔다. 그러나 이번의 사태는 그 같은 기대와 바람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회사 자금이 투입된 진 검사장 관련 사항을 '개인 투자자 간의 거래'라고 하는 등의 해명은 설득력도 낮을 뿐더러 무책임한 자세다. 기업문화에서도 첨단인 진정한 벤처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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