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처럼 국책은행도 아닌 농협은행의 선수금환급보증이 왜 이렇게 많을까. 과거의 리스크 관리 실패가 부메랑으로 돌아온 탓이다.
선수금환급보증이란 선주가 조선사에 미리 지급한 배값에 대해 은행이 지급보증을 서는 것을 말한다. 조선사는 RG 보증료로 은행에 보통 계약금의 0.3~0.4%정도를 내고 조선사가 계약기간에 맞춰 선주에게 배를 인도하면 은행은 보증의무가 사라지고 보증료는 수익으로 남는다. 2006년 이후 2008년 말 금융위기 이전까지 조선업이 수요 증가로 호황을 맞이했을 때는 수익성이 좋은 계약으로 평가받았다.
금융위기 이후 조선업 불황 장기화가 예상되면서 시중은행들이 조선업종 관련 여신을 줄여나갈 때도 농협은행은 오히려 조선사에 대한 여신을 늘렸다. 특히 대우조선해양 RG는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것도 2014년말 2조481억원보다 줄인 것이다. 농협은행은 올해 1조원 초반까지 RG를 낮추고자했으나 지난해 7월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금융당국이 RG 규모를 유지해달라고 협조를 요청하면서 추가로 줄이지 못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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