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감정원 월간 주택가격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주택 전셋값이 0.35% 오르는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폭(1.07%)의 3분의 1 수준이며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가 휘청했던 2009년(-1.16%) 이후 1분기 변동률로는 가장 낮은 것이다.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0.49% 올랐다. 이는 지난해(1.50%)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고 2009년(-1.40%) 이후 최저 상승률이다. 서울과 경기, 인천의 아파트 전셋값이 각각 0.74%, 0.70%, 0.62% 올랐지만 지난해(서울 1.98%, 경기 2.27%, 인천 1.76%)에 비하면 크게 낮았다.
지방에서도 제주도(2.06%)와 세종시(1.10%)ㆍ부산(0.89%)을 제외하고는 큰 폭의상승은 없었다. 특히 대구는 최근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증가하면서 1분기 -0.54%로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연립주택과 단독주택 전셋값은 각각 0.20%, 0.13%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오름폭(0.65%, 0.24%)의 절반 수준이다.
전세 물건은 없고 가격은 비싸다보니 월세로 돌아서는 세입자들이 증가하면서 순수 전세 주택의 가격 인상폭이 예년에 비해 둔화된 영향도 있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1분기 전체 전·월세 거래량은 총 11만3785건으로 지난해 동기(12만1219건)에 비해 6.13% 감소했지만, 전체 월세 거래 건수는 작년 4만7838건에서 올해 5만2549건으로 9.8% 증가했다.
올해 1분기 입주 아파트 물량이 약 6만 가구로 지방을 중심으로 작년 1분기에 비해 5.8% 증가한 데다 연초 재건축 이주 수요가 작년보다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대구의 경우 달성군 등을 중심으로 새 아파트 입주가 증가하면서 전세는 물론 매매가격도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봄 전세시장은 아직 봄 신혼부부 수요가 남아 있어서 안심할 수는 없다"면서 "다만 올해 전반적으로 작년보다 입주물량이 늘고 월세 전환이 늘고 있어서 지난해 수준의 전세난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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