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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뭐기에]자존심 걸린 평가에 울고 웃는 기업들(종합)

최종수정 2016.03.17 10:20 기사입력 2016.03.1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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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성급이냐 5성급이냐, 1스타냐 2스타냐…'별'에 매달리는 호텔
호텔등급심사 까다로워지면서 '등급하락'…★떨어질까 우려
레스토랑 업장들은 '미슐랭가이드'에 주력…★붙여라 안간힘


롯데호텔서울, 주니어 스위트 객실

롯데호텔서울, 주니어 스위트 객실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올해 국내 특급호텔들이 '별'을 달기 위해 안팎으로 분주해졌다. 호텔등급심사가 신등급제로 바뀌면서 2018년부터는 1~5성급으로 호텔 등급을 매기게 됐고, 2017년에는 처음으로 국내에서도 세계 최고 권위의 레스토랑 및 호텔 평가서인 미슐랭가이드가 발간되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둘 다 평가가 '별'로 이뤄진다는 게 공통점이다.
다만 호텔등급심사가 호텔의 '하드웨어' 측면에서 별을 매기는 것이라면 미슐랭가이드는 호텔 레스토랑의 품질, 맛 등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별을 매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호텔 이용객들이 특급호텔을 찾는 이유가 품격있는 서비스, 그동안 누리지 못했던 경험 등을 누리기 위함이기 때문에 이를 평가하는 이번 심사들은 각 특급호텔들에게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에 국내 특급호텔들은 그 어느 때보다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공들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호텔등급 평가시 제시한 5성급 호텔의 조건이 되는 복도 그림(※출처: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공사가 호텔등급 평가시 제시한 5성급 호텔의 조건이 되는 복도 그림(※출처:한국관광공사)


◆"나 떨고 있니" 특1급서 4성으로 떨어질까 전전긍긍
2018년부터는 모든 호텔들이 신등급제만 전면사용하게 돼 '특1급'이라는 명칭이 사라지게 된다. 기존까지 심사기관이 한국관광호텔업협회와 한국관광협회중앙회로 이원화된데다 국내에서만 통용되는 '무궁화'로 등급을 매겨 개선 요구가 있어왔다. 이에 지난해부터 심사기관을 한국관광공사로 일원화하고 국제표준에 맞게 1~5성급으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3년마다 재심사를 받는 것을 고려하면 내후년부터는 모든 호텔이 무궁화대신 별을 달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기준이 예전보다 더욱 까다로워지면서 무궁화 5개인 특1급 호텔이라도 4성급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 갖추고 있는 시설대로라면 '특1급=5성급' 등식이 깨질 수도 있어 해당 호텔들이 대응방안을 놓고 분주해졌다.
롯데호텔이 운영하는 롯데시티호텔제주가 대표적이다. 이 호텔은 2014년 구등급제로 심사를 받아 특1급 지위를 받았다. 하지만 재심사를 하는 내년에는 사정이 달라질 수 있다. 현재 호텔 시설만으로 따지면 4성급으로 떨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당장 식음료장 개수가 걸림돌이다. 5성급을 받으려면 호텔 내 식음료장이 적어도 3개 있어야하고 5개를 갖추고 있어야 만점을 받을 수 있다. 롯데시티호텔제주에는 이러한 식음료장이 '씨카페(C'cafe)' 1개뿐이다. 3개 미만일 경우 등급 자체를 내릴 수 없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현재대로라면 5성급을 받지 못하게 될 확률이 더 높은 건 사실"이라며 "그전에 대책을 찾아 최고등급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신등급제로 평가받는 것을 최대한 유예하는 호텔도 있다. 무리수를 두지 않겠다는 의미에서다.

마포에 있는 서울가든호텔의 경우, 지난해 특1급으로 승격됐다. 그러나 신등급제를 적용하면 5성급을 받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언이다. 이 호텔의 식음료장은 총 3개로 뷔페 레스토랑 라스텔라와 일식당 이요이요, 카페테리아 등이다. 구등급제대로라면 최고등급을 받는데 무리가 없지만, 신등급제대로라면 만점은 못받는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암행평가로 몇 점을 받을지 모르기 때문에 다른 부분에서는 무조건 만점을 받아야한다"며 "다른 부문서 기본 요건만을 갖춰놓고 최고등급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더팔래스호텔도 지난해 특1급으로 재승인받았다. 무리하는 것보다 안전을 택한 셈이다. 그러나 내후년에는 신등급제로 심사를 받아야한다. 이를 앞두고 더팔래스호텔은 이르면 올 상반기, 글로벌 해외 호텔인 쉐라톤 브랜드를 달 예정이다. 스타우드 호텔&리조트 측과 인수의향서(LOI)도 맺은 상태다. 호텔 측은 만반의 준비를 갖춰 5성급 격에 맞는 요건을 완비하겠다는 계획이다.

내년 3월 승급심사를 받는 특2급 노보텔 앰배서더 독산은 5성급을 부여받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현 기준대로라면 '꿈'에 가깝다. 객실은 218개로 기준 요건에는 충족하지만 식음료장은 뷔페 레스토랑인 가든테라스 1개뿐이기 때문이다. 노보텔독산 관계자는 "올 연말까지 한식 레스토랑과 바 등을 재개장해 요건을 맞춰 서남권 첫 5성급 호텔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복수의 호텔업계 관계자들은 "해외호텔들의 경우 등급평가에서 하락할 경우 거의 퇴출되다시피할 정도로 명성에 금이 간다"며 "특1급 호텔이 4성급으로 떨어지는 일은 매우 불명예스러운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어 "기존 무궁화와는 차이점을 보여줘야하기 때문에 한국관광공사가 본보기 차원에서라도 특1급호텔을 4성급으로 떨어뜨리는 일도 있을 것으로 보여 더욱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5성급 기준 얼마나 까다롭기에…객실 슬리퍼 2개ㆍ나무옷걸이 7개까지 평가
"등급심사를 받기 전까지만해도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했던 게 사실이지만 만만하게 봤다가는 등급이 떨어지는 곳들도 있을 것 같다"

한 호텔관계자는 호텔 신등급제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전면 개편한 호텔등급제도는 국제관례에 맞춰 5성 체계로 변경한 것이 특징이다. 구등급제에서는 등급과 관계없이 동일한 평가기준을 적용해 점수별로 나눴다면, 신등급제에서는 1~5성급별로 채점을 다르게 한다. 또한 4~5성급으로 신청한 경우는 현장평가와 암행평가를 받게 되며 1~3성급은 현장평가와 불시평가를 받는다. 구등급제에서는 암행평가나 불시평가는 없었다.

세부요건도 까다롭다. 한국관광공사서 호텔 쪽에 전달한 평가항목서 보면 5성급이 되려면 객실은 200개 이상이어야 만점이다. 객실 종류도 싱글룸, 더블룸, 트윈룸, 트리플룸, 디럭스룸, 스위트룸, 한실 등 크기 또는 구조가 다른 유형의 객실이 8종류 이상이어야 한다.

심지어 객실에 가운이 몇 벌인지도 평가된다. 5성급 객실에는 실내복 2벌, 안전금고, 커피포트, 슬리퍼 2개, 나무옷걸이 7개, 미니바, 메모지ㆍ볼펜, 욕실용품, 얼음물통 , 유리컵 2개, 거울이 있어야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대부분의 호텔들이 나가 떨어지는 부분은 식음료장이다. 3개 미만이면 등급심사 자체에서 제외되며 5개 이상 있어야 36점 만점이다. 하지만 객실 수에 비해 식음료장만 많이 갖고 있을 경우, 운영상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호텔로서는 단지 5성급을 받기 위해 식음료장을 늘려야하는지에 대해서는 고민이다.

욕실에 비치해야하는 물품도 5성급 채점 기준에 들어간다. 욕실에는 헤어드라이어, 티슈, 비누, 샴푸, 린스, 샤워캡, 화장지 등 편의용품이 비치되어 있는지 확인한 다. 5성급의 경우 편의용품의 품질도 등급평가 기준상의 필수항목에 해당한다. 어느 브랜드의 샴푸, 린스인가도 따진다는 말이다.

이밖에 5성급 호텔에는 당직 지배인, 도어맨, 벨맨, 컨시어지 등 4개 항목별로 기능인 1인 이상이 배치돼야 한다. 4성급에는 없어도 된다. 또한 복도 및 계단의 실내장식도 채점된다. 조각, 화분, 그림, 벽지, 카펫 등의 장식을 갖추고 있는지, 갖추고 있다면 호텔 분위기와 어울리는지도 평가된다.

웨스틴조선호텔 스시조

웨스틴조선호텔 스시조

◆레스토랑도 '별'따기 전쟁…'억'소리 나는 스타셰프 모시기 열전
별에 매달리는 곳은 호텔 내 레스토랑들도 예외는 아니다. 세계 최고 권위의 레스토랑 및 호텔 평가서인 '미슐랭가이드'가 2017년 국내 첫 발간된다는 소식에 특급호텔과 외식업체들이 분주해졌다. 특히 특급호텔들은 해외 유명 셰프를 초청해 미슐랭가이드서 좋은 평가를 받으려고 공들이고 있다.

더 플라자호텔은 4월 말까지 셰프 헌터 프로젝트의 네 번째 시리즈를 실시하면서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 공식 셰프 출신인 투스카니의 마우리지오 체카토 수석 셰프를 내세웠다. 이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자사 호텔 레스토랑만의 역사와 특징이 반영된 다양한 레스토랑 프로모션을 선보이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 호텔은 유명 셰프들이 요리를 선보이는 '셰프 헌터 프로젝트' 예약률이 8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미슐랭가이드 선정 등으로 호텔을 비롯한 유명 레스토랑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객 호응이 높아졌다는 게 호텔 측 설명이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오는 25일 일식당 스시조에서 진행하는 미슐랭 스타셰프 초청행사가 이미 100% 예약이 찼다. 조선호텔은 오는 24일, 25일 오후 7시에 '기온 사사키'의 오너 셰프 히로시 사사키를 초청해 갈라디너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슐랭 2스타 셰프라는 타이틀과 함께 교토에서 예약하기 가장 힘든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호텔 측은 양일간만 운영하기 때문에 행사 전부터 이미 예약률이 10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지금까지 스시조에서 실시했던 갈라디너는 대부부 만석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는 미슐랭가이드 선정을 앞두고 호텔 측이 특별히 공들여 진행한 행사이기 때문에 이미 고객 반응은 뜨겁다는 것이 호텔 측 설명이다.

그러나 이들 스타셰프를 한 번 모시려면 '억'단위 비용이 들어간다. 부담스러울법하지만, 국내 특급호텔들이 "아깝지 않다"는 반응이다.

특급호텔서 초청하는 미슐랭 스타 셰프는 대부분 현지에서 자신의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 초청돼 오려면 현지 레스토랑의 문을 닫고 와야한다는 의미다. 뿐만 아니라 한 번 움직일 때마다 1~2명의 보조 셰프와 플레이팅 전문가를 대동하기 때문에 이들 몸값은 최고 '억'단위로 뛰기도 한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진행하는 미슐랭 스타 셰프 초청 행사 호텔들을 보면 대부분 규모가 큰 상위 호텔에서만 진행된다.

서울신라호텔은 이달 20일부터 21일까지 미슐랭 별 두개 등급을 5년 연속 받은 갓포요리 전문가 기쿠치 셰프를 초정해 일식당 아리아케에서 '가이세키 요리'와 일식의 양대산맥인 '갓포요리'를 선보이고, 롯데호텔서울 일식당 모모야마에서는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 도쿄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인 '하마다야 초청 미식회'를 진행한다.

호텔업계에서는 이번 미슐랭가이드에 선정된다면 기존까지 블로거, TV맛평가단 등에만 의존해야했던 국내 미식가들의 음식점 평가 기준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다며, 호텔 입장에서는 '공식인증'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미슐랭가이드에 선정되면 그 자체만으로 외국인 고객 방문도 늘고 인지도도 크게 향상되는 등 매출에 직간접적인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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