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위험요인이 있는데도 정상으로 분류한 시중은행 여신 규모가 43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이 기업 구조조정에 미온적인 것으로 보고 올해 신용위험 평가 잣대를 보다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월 시중은행들을 대상으로 여신 건전성 현장점검을 실시해 정상 여신을 고정(부실채권)으로 재분류한 규모가 300억원, 정상을 요주의로 옮긴 여신 규모는 4000억원가량이라고 3일 밝혔다.

은행들은 채무 상환 능력 등을 평가해 여신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나눠 관리한다. 요주의는 향후 채무 상환 능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는 잠재적 요인이 존재하는 거래처 여신이며, 고정은 채권 회수에 상당한 위험이 발생한 경우다.


은행 입장에서는 정상 여신의 등급을 하향 조정하면 그만큼 손실에 대비한 대손충당금을 적립해야 하기 때문에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또 부실 징후가 보이는 기업이라도 정상으로 분류해놓고 있어야 은행이 지원책을 마련하기 용이한 측면도 있다.

금감원은 또 이번 점검을 통해 은행들이 기업 구조조정 업무에 미온적인 측면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이 기업을 부실로 판정하지 않고 어떻게든 지원을 해서 살려보겠다는 온정적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구조조정에 들어간 기업에 대한 사후관리를 할 때도 기업이 제대로 하지 않으면 여신 회수 등을 철저히 해야 하는데도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는 4월부터 신용위험 평가를 시작하는데 그런 부분을 보완해 평가 기준을 보다 디테일하게 보완해 엄격히 시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AD

금감원은 매년 한 차례씩 신용위험 평가를 해오다 지난해 말 이례적으로 추가 수시 평가를 실시했는데, 올해는 아예 연초부터 두 차례로 못박고 있다. 잣대가 엄격해지고 횟수가 늘어나면 그만큼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 증가하고 금융권 부실채권 비율도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 부실채권 비율(총 여신액 대비 고정 이하 여신 비율)은 1.71%로 전년 말보다 0.16%포인트 상승했다. 부실채권의 92%가량은 기업여신이다. 특히 조선업과 건설업의 부실채권 비율은 각각 12.9%, 4.4%에 이를 정도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