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방오도료와 관련해 2000년 도료 제품에 대한 사전 성능 검증 및 엄격한 도장 관리를 규정하는 보호도장 성능기준에 관한 법률이 국제해사기구(IMO)에 의해 발효됐다. 이는 선체의 해양생물 부착을 막기 위한 방오도료 물질인 TBT(Tri-Butyl Tin), 아산화동(Cu2O) 및 각종 유기방오제의 독성에 의한 해양 생태계 파괴를 막기 위해 조치였다. 이로 인해 기존에 사용되던 방오도료 화학물질의 감축 및 대체가 불가피해졌고 연구개발 방향 역시 변화되기 시작했다.
이 시장에서 최근 신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방오용 친환경 양친매성 소재기술은 표면 개질된 입자, 소수성 또는 친수성 입자, 코어쉘 등 입자 관련 기술과 양친매성 폴리머 및 하이드로젤 관련 기술로 나뉜다.
이 중 양친매성 관련 기술 분야에서는 국내 연구진도 큰 성과를 보이고 있다. 양친매성이란 친수성과 소수성을 동시에 보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보유하고 있는 양친매성 나노입자 방오도료 기술은 기존 양친매성 방오도료 관련 특허에 언급되어 있지 않은 새로운 개념의 방오도료에 관한 것으로 기존 기술과 명확히 차별된다. 즉 방오 및 방부식 기능을 동시에 갖는 나노 입자 그리고 이 나노 입자를 포함하고 용제와 혼합되는 하이드로젤은 독창적인 형태와 우수한 성능을 보이고 있다.
이미 기술사업화에 있어서는 진척이 있었다. 지난해 11월 국내 토종기업인 강남제비스코(주)와 상호 연구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맺고 올해 실용화 기술 개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향후 2~3년간의 실용화 기술 개발을 통해 2018년 해당 기술을 상품화해 시장에 진입하고 향후 5년간 적극적인 마케팅, 판매, 그리고 추가 기술 개발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3년 세계 시장 점유율 5%(4억6000만달러)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렇게 될 경우 매년 5000억원의 수입 혹은 수출 대체 효과가 있고, 침체된 국내 조선 산업에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으며, 새로운 5000여개의 일자리도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친매성 나노입자 방오도료 기술은 조선 산업은 물론 국방, 건축 등 다른 산업으로의 파급효과가 큰 원천기술로 성공적인 개발 시 우리나라의 대표 효자 기술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수년간의 실험실 및 실해역 성능 검증은 물론 실선 적용 검증이 필요하다. 따라서 근시안적 투자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실제로 효자 노릇을 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투자가 절실하다.
고진환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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