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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포럼]세계에서 가장 얇은 그래핀 필라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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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명호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

배명호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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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자 분야의 과학적 발전은 매우 빠르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소자를 두고 전 세계가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현대 반도체 산업 발전에 중요한 잣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분야이다.

현대 반도체 산업 발전의 중요한 척도 중의 하나는 전계효과 트랜지스터의 소형화에 있다. 이를 통해 빠른 처리 속도와 저전력을 확보하면서 단가를 낮춰 왔다. 현재 전계 트랜지스터의 게이트 길이가 약 수십 나노미터(nm)까지 소형화되는 가운데, 다시 부각된 해결해야 될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는 에너지 소실의 증가다. 이러한 에너지 소실은 열의 형태로 바뀌는데 반도체 칩의 직접화 측면에선 발열 밀도는 증가할 수밖에 없으며, 이에 대응하는 쿨링 시스템에 소비되는 에너지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이러한 가운데 2000년 중반에 이차원 소재인 그래핀을 필두로 이차원 반도체 소재들이 새롭게 부각되면서, 기존 트랜지스터의 기반이 되었던 실리콘을 이차원 신소재들로 교체하려는 연구들이 물리, 전자, 화학, 기계 등의 전 자연 과학 분야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이제는 단순한 반도체 소자를 넘어서서 사물인터넷의 기본이 되는 웨어러블 소자 응용까지 그 응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또한 각 이차원 소재들은 다른 소재들과의 접합에서도 자신들의 고유한 성질이 변하지 않는 장점들로 인해 하이브리드 저차원 소자 개발이 근래에 중점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하이브리드 저차원 소자는 미래의 모든 산업에 적용된다는 측면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러한 발전 방향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부분은 위에서 언급한 기존의 실리콘 반도체에서 계속 던져져 왔던 화두인 에너지 소실 문제이다. 기존의 반도체와 달리 저차원 소자의 경우 소재 자체의 원자층 정도의 두께로 인해 소자가 작동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 소실은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의해서도 영향을 크게 받게 된다. 이러한 이차원 소자에서 에너지 소실의 극한 상황을 연출할 수 있는데, 바로 공중에 띄운 그래핀 전자 소자다.
최근에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국내 유수 대학교들(서울대ㆍ서강대ㆍ건국대)의 연구자들 간의 긴밀한 공동 연구를 통해 원자 한층 두께의 그래핀을 이용한 고효율 가시광 발광소자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기판 위에 제작된 그래핀과 비교해 공중 위에 띄어진 그래핀의 경우 전압 인가 하에서 그래핀에서 발생한 열이 기판으로 쉽게 빠져나가지 않는다. 이 때문에 그래핀의 온도가 빠르게 증가하는데, 높은 온도에서 그래핀의 열전도도가 상온에 비해 수십 배로 작아져 매우 큰 열이 국소적으로 그래핀에 갇히게 된다. 또한 높은 온도로 인해 전기 저항의 증가 및 전자 이동도도 급격히 감소해 다시 열이 발생하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현상으로, 상대적으로 작은 전압에서도 그래핀의 온도는 급격히 증가하게 된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공중에 띄운 그래핀 내부의 전자들의 에너지가 어떤 경로로 열로 발산하는지에 대한 에너지 소실 원리가 규명되었다. 이를 기반으로 공중으로 띄운 원자 한층의 그래핀에 전압을 인가하여 효율적으로 전자의 온도(일반 텅스텐 필라멘트 온도와 상응)를 높임으로써, 그래핀 자체로부터 매우 밝은 가시광선 방출과 광학적 간섭 효과에 의해 발광 색상 조절이 가능함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정부 출연 연구소와 국내 대학의 전문가들 간의 긴밀한 협력 연구의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며 미래 유망 산업의 원천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됨으로써 '그래핀 강국'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꿈의 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그래핀을 통한 새로운 기술개발이 이뤄진 것이다. 미래 유망 산업의 원천기술 분야는 전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곳이다.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배명호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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