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총재 "엔저 우려" 발언으로 달러·엔 급락…5월 금통위 의사록 '엔저우려' 금리인하 논거 사라져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엔저(低) 더 이상은 어렵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결정을 코앞에 두고 나온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의 돌출발언으로 기준금리 전망이 다시 꼬이고 있다.
구로다 총재는 전날 의회에 출석해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급격하게 오른 엔화가치가 지난 3년여에 걸쳐 조정(corrected)됐다"며 "실질실효환율을 봤을 때 엔화 가치는 꽤 낮은(quite low) 상태. (엔화) 하락세가 이어지는 것이 좋다고 볼 수도 없다"고 말했다.
BOJ 총재의 '구두 개입'으로 엔저는 급제동이 걸렸다. 전일 도쿄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장중 124.61엔에 거래되다가 급락, 122.61엔까지 수준을 낮췄다. 엔·원 재정환율도 장중 100엔당 907.06원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20일 장중 907.97원 이후 20일여 만에 최고치다. 5일의 장중 저점인 882.74원에 비해서는 25원이나 높은 수준이다.
다만 엔저 변수를 빼고서도 경제지표상 금리인하의 명분이 충분하다는 주장도 있다.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 원장은 "메르스로 인한 경제성장률 저하효과 하락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본다"면서 "지금 상황에선 (금리인하 말고) 다른 대안이 별로 없다. 연초 성장률 달성을 하려면 금리인하를 해야 하고, 추경과 금리인하 두 정책 다 필요하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익명을 요구한 채권 애널리스트는 "대통령이 경제 대응조치를 취해라고 발언한 것은 사실상 한은보고 금리를 낮추라는 소리 아니겠냐"면서 "엔저와 상관없이 경기와 물가 쪽이 안 좋고, 수출이 다섯 달 연속 감소해 지표상 명분이 충분히 갖춰졌다"고 말했다. 지난 9일 박근혜 대통령은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는 메르스에 따른 경제적 파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모든 선제적인 조치를 취해달라"고 언급한 바 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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