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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200개 물색, 박용만 연료전지社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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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김승미 기자] "넘쳐나는 매물에서 옥석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상훈 두산 사장은 2년여간 진행한 미국 연료전지 업체인 클리어엣지파워(ClearEdge Power) 인수 작업의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이 사장은 "2년 전부터 성장성이 뛰어난 200개 이상의 신기술 사업을 망라해 투자 기회를 분석해왔다"며 "쉽지 않은 작업이었지만, 이를 통해 성장성이 높은 연료전지 사업을 주력사업으로 택하게 됐다"며 클리어엣지 파워 인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 사장의 말처럼 이번에 두산이 클리어엣지 파워를 품기까지는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M&A의 귀재'로 불리는 박용만 두산 그룹 회장이 회장직에 올라 새로운 기업 인수를 지시한 지 2년만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렸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2012년 회장직에 오른 후 그룹 경영진에게 적극적인 M&A를 주문했다. 2007년 당시 그룹 부회장이었던 박 회장은 미국의 대형 건설장비 업체인 밥캣을 인수한 후 M&A시장에서 사실상 발을 뺐다.

미국의 금융위기 등 국내외 경제여건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략상 후퇴를 한 셈이었다. 이 사장은 "밥캣 인수 이후 두산은 성장에 대한 마켓의 갈증을 많이 풀지 못한게 사실이다. 시장의 기대를 잘 알고 있고, 우리 그룹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모색해왔다"고 전했다.
이에 두산은 그룹의 주력인 중공업 분야와 관련이 있고, 동시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수 있는 사업 분야를 인수 후보 리스트에 올렸다. 수처리, 전자, 전기재료, 연료전지 등의 사업을 총망라해 유망한 기업들을 조사했다.

성장성이 높고 인수가 가능한 업체들을 추려 리스트를 좁혀나갔다. 그 결과 전자 부문과 연료전지가 3배수 안으로 들어왔다. 당초 첫번째로 인수를 검토한 분야는 전자였다. 이와관련, 박 회장은 공개석상에서 전자 부문 인수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시장 성장 잠재력 등을 감안해 전자 분야를 접고 연료전지로 전환했다. 그렇게 노선을 변경하고 1년여간 사업 검토에 들어갔다. 인수가 가능한 연료전지 업체들은 모두 대상에 올려놓고 저울질했다. 이 사장은 "검토는 1년 이상 걸렸지만 이거다하고 딱 마음 먹으면서 부터는 몇달이 안걸렸다"고 말했다.

두산은 이번 클리어엣지 파워의 인수작업을 위한 사전정지 작업도 동시에 진행했다는 후문이다. 이른바 시드머니를 확보하는 차원이었다.

두산은 지난 5월 그룹내 유일하게 남아있는 소비재 분야인 패스트푸드 브랜드 KFC를 유럽계 최대 사모펀드인 시티벤처캐피털(CVC)에 넘겼다. 이를 통해 100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쥘 수 있었다. 앞서 2012년 11월에는 버거킹 사업분야를 팔면서 1100억원을 확보했다.

두 사업분야 매각으로 2200억원을 확보한 두산은 이번 클리어엣지파워 인수에 330억원(3240만달러)만 썼다. 아직 1900억여원의 여유 자금이 남아있다. 두산은 지난 3월말 기준 현금성자산 698억원 및 미사용 여신한도 2930억원을 보유해 자금사정에 여유가 있다. 아직도 두산은 배고프다. 두산의 사냥은 계속된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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