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최근 국내 증시에 대한 배당 확대 기대감이 커지면서 우선주를 앞세운 펀드들의 수익률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올 들어 우선주 펀드에 최대 자금이 유입되는가 하면 우선주를 집중적으로 담은 배당주 펀드가 봇물을 이루면서 우선주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1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순자산가치(NAV) 대비 우선주 편입비중이 10% 이상인 국내주식형 펀드의 올해 평균수익률은 지난 14일 현재 6.62%로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펀드 평균수익률인 -0.95%를 훨씬 웃돌았다. 우선주 상승세가 가파르면서 우선주 위주로 바구니를 채운 펀드들의 성과가 도드라진 것이다.
우선주 편입비중이 높은 배당주 펀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49개 배당주 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5.50%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0.87%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시장 대비 월등한 성과다. 배당주 펀드 가운데 우선주 편입비중이 높은 하이자산운용의 '하이굿초이스배당증권투자신탁 1(주식)'과 '신영고배당증권자투자신탁(주식)A형'의 올해 수익률은 10% 내외로 선전하고 있다. 자금유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주식형 펀드 환매가 거센 가운데 배당주 펀드로는 올해 7422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이 같은 인기에 자산운용사들은 앞다퉈 신규 펀드를 출시하고 있다. 펀드 출시가 뜸한 올해 4개(운용펀드 기준)의 배당주 펀드가 새로 설정됐다.
곽병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국내 기업의 배당수익률은 정체돼 있었지만 박근혜 정부의 2기 경제팀 출범과 함께 정책당국은 사내유보 과세, 고배당 시 정책적 지원 등 배당촉진 정책에 대한 강도를 높일 것"이라며 "사내유보율이 높은 철강, 자동차, 반도체 등 경기민감주 성격의 대형 수출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경문 동양증권 연구원은 "배당주 펀드 세제 혜택 신설 등 우호적인 경제 정책이 시행될 경우 배당주 펀드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며 "배당주 펀드 확대시 이는 우선주 주가에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김정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우선주 열풍은 국내 증시의 낮은 배당수익률이 향후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에 기반한 것"이라며 "다만 높은 기대에 따라 가격이 급등한 데다 괴리율(우선주와 보통주 간 주가 차이)이 축소되면서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