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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실종자 찾길 바라는 마음까지 버리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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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에 마련된 부스 안에 아직 아들을 찾지 못한 실종자 가족의 메시지가 붙어있다.

6일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에 마련된 부스 안에 아직 아들을 찾지 못한 실종자 가족의 메시지가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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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목항에서 방문객들이 남기고간 메시지들

팽목항에서 방문객들이 남기고간 메시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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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전남)=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희망은 없었습니다. 기대도 져버렸습니다. 촛불도 꺼졌습니다. 생명의 불씨도 꺼졌습니다. 이제 모든 게 끝났습니다. 남은 실종자들 찾길 바라는 마음까지 버리지 않게 기도 합니다"

세월호 침몰사고 21일째를 맞은 6일 오전 실종자 수색에 나선 한 잠수사가 사망하는 비보가 들려왔다. 비보에 실종자 가족들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며 힘들어 했고, 수색활동이 지지부진해질까하는 두려움도 더욱 커졌다. 이날 범정부사고대책본부가 밝힌 희생자 수는 263명, 실종자는 39명이다. 체육관 내 남은 가족들의 수는 희생자가 확인되는 만큼 비례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팽목항에서도 실종된 이들을 기다리는 가족들의 걱정은 역력했다. 팽목항에 비치된 한 부스에는 방문객들과 가족들이 적은 메모지들이 가득했다. 이날 한 실종자 가족은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착한 우리 OO야. 이제 그만 가족들 품으로 돌아와 다오. 제발 오늘 돌아와 다오.. 엄마, 아빠, 가족들이"라고 적어 이곳에 붙여뒀다. 아들의 주검이라도 빨리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다.

이 메시지 왼편에는 남은 실종자들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까 걱정하는 내용의 편지가 있었다. 살아서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은 꺾였지만 남은 실종자들을 찾는 수색활동이 멈추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다.

연휴 마지막 날이자 석가탄신일이었던 이날 삼삼오오 아이들과 함께 팽목항을 찾는 일반인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여수에서 어린 아들과 함께 온 40대 남성은 "앞으로 절대 일어나선 안 되는 사고다. 아이들에게도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이야기 해 주고 싶었다"며 "총체적인 비리와 부조리로 빚어진 이 같은 사고를 재발하지 않으려면 앞으로도 이번 사고에서 비롯된 국민적 슬픔과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 등 여러 기억들을 지워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 하동에서 중학생 아들과 함께 온 한 여성은 "아들이 와보고 싶다고 해서 함께 왔다"며 "자식가진 입장에서 정말 눈물 나고 짠한 마음이 사그라들지 않는다"고 슬퍼했다.

이날 대한불교조계종은 법당을 꾸리고 불기 2558년 부처님 오신날 법회를 열었다. 법회에서는 세월호 희생자와 실종자를 위한 기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불교 뿐 아니라 천주교, 기독교, 원불교 등 종교인들은 이곳에서 사고발생 후 2~3주 동안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을 위안하며, 기도를 올리고 있다.

종교인들의 부스들이 이어진 항구에는 실종자 가족들과 방문객들이 남기고 간 노란 리본들이 줄지어 걸려 있다. "만지고 싶다 내 딸", "부디 천국에서 만나 행복하게 살자", "아빠가 계란말이 해줄게, 빨리 돌아와", "아들 돌아와서 고맙다"와 같은 문구가 적힌 리본 아래로는 희생된 학생들을 위로하려고 누군가 남기고 간 국화 두 다발과 과자들이 놓여 있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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