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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한국 경영진 보상 수준 적절한가

최종수정 2014.04.22 11:13 기사입력 2014.04.2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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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수 연세대 경영학 교수

김창수 연세대 경영학 교수

우리나라 최고경영자의 2013년도 보상 현황을 보면 연봉 5억원 이상을 받은 상장사 임원은 총 640명이고, 평균 연봉은 9억87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시장법이 개정됨에 따라 올해부터 5억원 이상 보수를 받는 등기임원의 개별 연봉을 공개해야 하기 때문에 알려진 수치다. 과연 이 정도의 보상이 합당한 것일까.

이론적으로 보상 수준과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학설이 존재한다. 먼저 보상은 투입한 노력의 정도에 비례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이에 따르면 노력은 많이 했으나 성과가 미미해도 보상을 많이 해야 한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한편, 산출물이나 성과에 근거해 보상하는 것도 문제가 따른다. 성과는 높지만 그것이 해당 임직원의 노력보다는 다른 요인에 의해 발생했을 경우 공평하지 않기 때문이다.

보상은 또한 해당 국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배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은 이민의 나라로 이질적인 문화와 가치 체계가 혼합돼 있는 국가이다. 이 경우 사회 구성원이 보편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기제를 확보해야 하는데 법과 돈이 그것이다. 보상 체계도 사회적 배경과 관련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비금전적 보상보다는 금전적 보상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집단문화가 발달한 일본에서는 경영층의 보상이 개인의 자질과 능력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집단의 역학관계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이 경우 금전적 보상 이외에도 동일한 사회ㆍ문화적 배경에 근거한 비금전적 보상이 가능하다. 이와 같이 기업의 보상 수준에 대해서는 매우 다양한 차원의 고려가 이뤄져야 하나 분명한 것은 열심히 일할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수준의 보상이 지급돼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상황을 살펴보자. 이번에 발표한 경영자 보상에 스톡옵션, 판공비 등을 포함하면 연 200억원 정도의 보상을 받는 경영자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정도 규모의 보상이 과연 필요한 것일까. 한국 정도의 국민소득을 가진 국가에서 이 정도 보상에 따른 한계효용은 거의 영(0)에 가까울 것이며 보상 효과가 없다. 더구나 가계부채가 1000조원 이상이고 사회 각 부문에서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마당에 지나친 경영자 보상은 사회통합 측면에서 볼 때도 바람직하지 않다. 지나친 보상이 경영 성과와 전혀 관련이 없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회사 등기임원의 평균 연봉은 2억3200만원으로 전년도(1억5700만원)보다 48%나 급증했다. 그러나 이들 4대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도에 비해 54%나 급감했다.
기업의 보상 체계는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에는 적절한 외부의 견제가 발동돼야 한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금융위기 이후 경영진의 천문학적인 보상에 대한 비판이 커지면서 연봉을 제한해야 한다는 논의가 확산되고 있다. 스위스에서는 최고경영자의 연봉 상한을 직원 최저임금의 12배로 제한하는 법안이 국민투표에서 34.7%의 지지를 받은 사실이 있다.

차제에 객관적이고 투명한 보상 시스템을 갖추도록 제도적 정비를 해야 한다. 사외이사 및 외부 전문가로 이루어진 보상위원회를 가동시키고, 보상 공시도 미국처럼 등기임원 여부와 무관하게 보수총액 상위 인사들에 대해 총 보상 수준을 공시해야 한다. 이에는 연봉뿐만 아니라 주식에 근거한 보상 등도 모두 포함시켜야 한다. 지나친 보상으로 계층 간 위화감을 조성하고 자원 배분이 지나치게 균형을 잃는 것은 피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는 설사 수십억원의 보상을 주지 않아도 기업의 경영자로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베이비부머들이 수도 없이 많다.


김창수 연세대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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