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전쟁이 길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영국 정부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대응에 나섰습니다. 단순히 유가 상승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식품과 의약품 공급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영국 정부는 위기 대응 회의체를 중심으로 식품 공급 차질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에너지 문제입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수급이 흔들리면 비료 생산 비용이 급등하거나 공장 가동이 멈출 수 있습니다. 이는 곧 농축산물 생산 감소로 이어지고 식탁 물가뿐 아니라 공급 자체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식품 공급망에서 또 하나의 변수는 이산화탄소입니다. 도축, 포장, 저장, 음료 생산 등 식품 산업 전반에 필수적으로 쓰이는데 공급이 줄어들 경우 유통 과정 전반에서 병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일부 시나리오에서는 공급량이 평소의 20% 이하로 떨어지는 상황까지 검토되고 있습니다.
당국은 즉각적인 식량 부족보다는, 매장에서 판매되는 제품 종류가 줄어드는 상황이 먼저 나타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변화는 "없어서 못 사는" 단계보다 "살 수 있는 게 줄어드는" 방식으로 시작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의료 분야에서도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제약업계는 의약품 원료 공급이 빠르게 줄고 있다며 수주 내 일부 품목에서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아스피린, 파라세타몰 계열 진통제, 항생제 등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약품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약품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암 치료제, 수술 관련 소모품뿐 아니라 주사기, 의료용 장갑, 수액 등 기본적인 의료 물품까지 공급 차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상 물류가 흔들릴수록 충격은 더 커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