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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변화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기본은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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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 남영비비안 대표

김진형 남영비비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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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속옷이 비치는 '시스루룩'이 등장했을 때만 해도 패션쇼에 등장하는 디자이너들의 의상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모습으로 생각됐다. 그러던 것이 점점 방송을 통해 연예인들의 패션으로 등장하더니, 그를 모방하는 사람들이 비슷한 모습으로 주변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제는 얇은 흰 티셔츠 속에 검은색 브래지어를 입어 은은하게 비치는 모습을 연출하는 것은 일상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세련된 패션이 됐다.

예전에는 그저 땀 흡수가 잘되고 청결하기만 했던 속옷이 요즘은 참 많이도 변했다. 착용감과 기능성을 무조건적으로 생각하던 소비자들도 속옷의 디자인을 살피기 시작했다.
속옷을 이용한 패션도 다양하다. 위에서 언급한 시스루룩 외에도 속옷을 직접 드러내놓고 입거나 속옷을 일반 옷처럼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소비자들이 추구하는 패션에 따라 속옷의 디자인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 비교적 노출이 쉬운 브래지어의 어깨끈은 처음에는 피부색과 비슷해 눈에 잘 띄지 않도록 만들어졌지만, 이내 자연스럽게 노출할 수 있는 패셔너블한 패션 아이템이 됐다. 더 나아가 요즘은 옷처럼 입을 수 있는 세련된 디자인과 몸매를 잡아주는 기능을 갖춘 보정속옷도 나와 있다.

패션이나 디자인뿐 아니라 속옷에서 찾는 기능들도 시대에 따라 변했다. 속옷이 생활필수품으로 여겨졌던 시기에는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기능은 바로 청결이었다. 특히 브래지어가 몸매를 예쁘게 돋보일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는 개념은 거의 없었다. 브래지어는 그저 봉긋 올라온 가슴을 가리고 보호하는 기능이 우선이었다. 그랬던 것이 90년대 초반이 돼서야 브래지어가 가슴을 예쁘게, 그리고 좀 더 볼륨감 있게 보일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한다는 개념이 생겨났다.

분명 유행은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그 변화는 또 다른 발전의 동력이 된다. 하지만 유행에 따라 변하지 말아야 하는 것들도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기본'이다. 이 기본의 중요성을 유명한 우화인 '토끼와 거북이'에서 찾았다. 거북이와 토끼의 경주를 다룬 옛날이야기에서 보면, 거북이는 발걸음은 느리지만 시선은 내가 세운 목표점에 맞춰져 있다. 반면 토끼의 시선은 경쟁자인 거북이에게 맞춰져 있다. 발걸음이 앞을 향하고는 있지만 늘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급기야는 안심하고 게으름을 피우다 경주에서 지고 만다. 거북이에게서 배울 점은 바로 기본에 충실한 자세다.
기본을 지켜야 성공한다는 법칙은 예전에도 그랬고 현재에도 유효하다. 변화의 속도는 날로 빨라질 것이고,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의 욕구도 세분화되고 다양해질 것이다. 한층 복잡해진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 또한 '기본에 충실한 것'이다. 기본을 지킨다는 것은 '양'보다는 '질'이라는 가치를 추구하는 것에 가깝다. 매출과 같은 가시적인 수치는 눈에 바로 보이기 때문에 판매량 증가와 같은, 결국은 '양'의 증대를 위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기 쉽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판매량 증가와 같은 눈앞의 이익에 집착하는 마케팅 전략은 효과적이지 못하다. 오늘날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가격 경쟁력이 아닌, 브랜드가 제공하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이 비용을 지불하고 제품을 구매할 때 기대하는 모종의 가치를 만족시키는 것이다. 세대에 관계없이 어떤 고객이든 품질이 뛰어나고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받으며, 브랜드로부터 기대하는 심리적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제품을 다시 찾는다. 단기간의 할인 이벤트나 홍보로 일시적인 호감을 이끌어내는 데는 성공한다고 해도, 기본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소비자로부터 외면당하는 것은 한 순간이다.

앞으로도 세상의 많은 것은 변하고 또 변할 것이다. 무언가 유행이다 싶으면 잠시 열풍이 불었다가 이내는 다시 잠잠해지고 몇개월 후에는 또 다른 유행이 찾아온다. 흐름이란 그런 것이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할수록 그 변화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기본은 빛난다. 기업이 세운 기본을 잃지 않고 어떠한 변화 속에서도 지켜나간다면 소비자들은 진가를 인정해줄 것이고, 소비자들의 인정은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 못지않게 경쟁력 있는 가치가 될 것이다.



김진형 남영비비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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